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국방비를 늘리고 외교·환경 관련 지출은 대폭 줄이는 내용의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은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2018회계연도 예산안(2017년 10월~2018년 9월)이 국방·안보 예산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제출한 예산안은 트럼프 정부가 제출한 첫 예산안으로 국정운영 로드맵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방 예산은 종전에 비해 10% 늘어난 540억달러(약 61조800억원)를 증액했다. 미국 멕시코 간 국경장벽 설치와 불법 이민자 단속 관련 예산도 증액됐다. 반면 미국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 예산은 25% 줄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부 예산을 37% 삭감하려 했으나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의 만류로 감소폭을 줄였다.

환경 예산도 대폭 깎였다. 환경보호 정책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환경정책을 담당하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예산은 종전보다 26억달러 삭감돼 30% 이상 줄었다. 40년래 최저 규모다. 상무부, 농업부, 노동부 예산도 20%가량 삭감됐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