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이율배반적 여론전을 즉각 중지하라”고 경고했다. 산업은행은 17일 금호타이어 채권단회의를 열어 대책을 모색하기로 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6일 “산업은행은 언론을 통해 5~6차례 금호아시아나에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한 정의를 통보했다고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지난해 9월 입찰이 시작된 뒤 현재까지 관련 문서나 이메일을 단 한 차례도 받은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 컨소시엄을 허용해달라고 산업은행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는 게 금호아시아나 측의 주장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이날 산업은행에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를 보여달라고도 요구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통지 공문을 받았지만 더블스타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는 보내지 않았다”며 “계약 조건도 모른 채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매매계약서를 수령한 뒤 상황을 검토해 법적 대응하겠다는 게 금호아시아나 측의 얘기다.

갈등이 고조되면서 금호타이어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17일 긴급회의를 열고 박 회장의 소송 제기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계속 절차 문제를 제기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채권단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는 것”이라며 “다만 채권단이 ‘컨소시엄 불허’라는 애초 방침은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 측이 문제 삼은 주식매매계약서도 이른 시일 내 송부하겠다고 밝혔다.

정지은/김일규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