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 JTBC 금·토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이하 '도봉순') 1화. 개인경호원으로 기용하겠다는 박형식(안민혁 역)을 찾은 박보영(도봉순 역)은 노랑과 깜장 하운드투스 체크 무늬 앙상블을 갖춰입었다. 박형식과 마주 앉아 근무 조건을 따지는 박보영을 단정하지만 깜찍한 색상이 돋보이는 옷차림이 든든히 뒷받침한다.

박보영의 '면접룩'은 어느 브랜드가 협찬했을까. 궁금했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박보영의 스타일리스트인 김현경 실장은 "한 번도 취직한 적 없는 도봉순이 면접자리에서 멋낸 느낌을 주려 했다"며 "1920년대 크리스찬디올 빈티지(vintage)"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서민 가정 아가씨인 도봉순의 주머니 사정에 맞춰 생활감이 묻어나는 스타일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본인이 소장 중이던 다양한 구제 제품과 함께 새 옷을 섞어 딴 세상에 사는 것 같지 않은 현실적인 20대 여성 도봉순의 옷차림을 구현했다.

박보영은 도봉순의 패션에 대해 지난 17일 "너무 비싼 옷보다 현실감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했다"며 "협찬 받은 옷 외에도 국제시장에 가서 사온 구제옷 비중도 많고, 돌려입을 수 있는 것은 가급적이면 돌려 입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봉순의 코디는 여러벌을 겹쳐 입는 레이어드룩의 비중이 높다. 이에 코트나 원피스 안의 니트, 혹은 원피스 밖의 외투를 구제 제품을 배치하는 식으로 스타일의 절반 가량을 구제 제품으로 채웠다는 후문이다.

구제 옷의 경우 김 실장이 부산 국제시장을 비롯한 국내외에서 공수한 제품들이다. 가격은 5000원부터 수백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멋스러웠던 브라운 무스탕부터 깜찍한 러플 레이어드 니트까지 다양했다. 게다가 이들 제품은 박보영의 작은 체구에 맞춰 김 실장이 '한땀 한땀' 수선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센스에 장인의 손길까지 더해졌으니 진정한 명품인 셈이다.

그 결과 브라운관 안의 박보영은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정의감 넘치는 도봉순으로 재탄생했다.

박보영은 "최대한 봉순이 캐릭터에 맞게끔 독특한 패션을 선보이는 동시에 너무 고가의 옷은 많이 입지 않는 선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예쁘게 봐주셔서 만족하고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박보영의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에는 패션과 머리도 함께 올랐다. 캐릭터를 위한 박보영과 스타일리스트의 노력이 그를 '워너비 스타'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도봉순'은 선천적으로 괴력을 타고난 도봉순(박보영 분)이 특이한 성격의 게임업체 최고경영자(CEO) 안민혁(박형식 분)과 신참형사 인국두(지수 분)를 만나 벌이는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평화롭던 마을에서 발생한 의문의 여성 연쇄실종사건과 세 남녀의 로맨스가 얽혀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코미디와 로맨스, 스릴러물을 잘 버무려 낸 가운데 청춘스타가 표현하는 각 캐릭터의 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시청률도 제목 만큼 힘이 세다. JTBC 금·토 드라마 사상 최고(6회·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8.7%)를 경신하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스틸컷 사진=JTBC 제공 사진='힘쎈여자 도봉순'  제공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 스틸컷 사진=JTBC 제공 사진='힘쎈여자 도봉순' 제공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