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에 매각을 추진하는 데 우려를 표했다.

문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며 “금호타이어는 광주, 곡성, 평택에 공장이 있고 직원 3800명이 근무하는 일터”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 3800명의 삶을 지켜야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호남 경제도 지켜야 한다”며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이 2004년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가 핵심 기술을 빼돌린 뒤 다시 팔아 ‘먹튀 논란’이 있었던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문 전 대표는 “(금호타이어 매각은)어떤 특혜 논란도, 먹튀 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내 공장의 고용 유지가 매각 조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지난 13일 우선인수협상자인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지분 42.01%에 대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블스타가 계약한 9549억8100만원과 같은 금액으로 인수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가 인수한다.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는 박 회장 측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때 컨소시엄을 허용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20일 논의한다. 지분 비율 75% 이상이 찬성하면 컨소시엄 구성안이 허용된다. 박 회장은 컨소시엄 구성안이 허용된다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