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YG에 1000억 투자
카카오, 로엔엔터 인수
LGU+, KT뮤직 지분 확보
'스타 모시는' 스타트업
스타 소속사 판타지오 손잡고 코미카, 웹툰 공동제작 '대박'
카셰어링 벅시, 홍보 활용
네이버는 지난 17일 YG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 500억원, 펀드 출연 500억원 등 총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브이 라이브(V LIVE)’ 등 콘텐츠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이 라이브는 2015년 네이버가 선보인 인기 스타의 개인 생방송 앱(응용프로그램)이다. 3000만명에 달하는 누적 가입자의 80%가 외국인이다. 월 1회 이상 앱을 쓰는 사용자도 18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다. IT업계 관계자는 “연예기획사에서 유튜브 페이스북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필수 플랫폼으로 생각하지만 이 외에 다른 서비스는 옵션 정도로 보는 게 현실”이라며 “해외로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스타들을 안정적으로 끌어들이려면 지분 투자 등의 협력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지난해 1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데 1조8700억원을 썼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국내 1위 음원사이트인 멜론과 함께 아이유 이광수 등 스타가 소속된 연예기획 부문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와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말 K팝 시상식인 ‘멜론뮤직어워드’를 공동 주최했으며, 올해 초부터 멜론과 카카오톡 간 연계성을 크게 높이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사용할 음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267억원을 투자해 경쟁 계열사인 KT뮤직 지분 15%를 사들이기로 했다. SK(주)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소녀시대 엑소(EXO) 등 소속 연예인의 음성이 담긴 AI 스피커 ‘위드’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도 연예기획사 협력
IT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연예기획사 간 협업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웹툰 플랫폼인 코미카는 지난해 11월 서강준 공명 등 스타를 보유한 판타지오와 손잡고 아이돌 스타의 연습생 과정을 그린 웹툰 ‘트레니즈’를 제작해 공개했다. 트레니즈는 연재 석 달 만에 누적 조회수 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코미카와 판타지오 측은 연내 트레니즈를 웹드라마로 제작할 예정이다.
차량공유 기업인 벅시도 지난달 초 판타지오 소속 스타들이 공항에 갈 때 벅시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벅시는 카카오택시나 우버처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승합차를 불러 집에서 공항을 바로 오갈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태희 벅시 대표는 “미국에서는 애시튼 커처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등 인기 스타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테크 셀레스터’가 보편화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인기 스타와 스타트업 간 협력 사례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