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이 성장 이끈다] 납품대금 100% 현금 결제…1조 '상생펀드' 지원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의 경쟁은 사실상 ‘기업을 둘러싼 수많은 협력사로 연결된 네트워크 간 경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사가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금 지원, 인적역량 개발 지원, 경쟁력 제고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 협력사 신입사원들이 팀원과 모여 팀명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 협력사 신입사원들이 팀원과 모여 팀명을 어떻게 정할지 논의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삼성-협력사 공정거래협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삼성과 협력사가 혼연일체가 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협력사와 긴밀히 협력해 함께 성장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 확보다.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국내 최초로 거래대금을 현금으로 주고 있다. 2011년부터 대금지급 횟수를 월 2회에서 4회로 바꾸는 등 지급 조건을 개선했다. 또 2010년부터 기업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업체별로 최대 90억원까지 저리로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까지 모두 461개사에 8232억원을 지원했다.

또 삼성전자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해 민관공동투자 기술개발사업(중소기업청)에 참여해 2014~2016년 15개사에 105억원의 자금을 대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한 ‘상생결제시스템’도 도입했다. 2차 협력사까지 삼성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저리로 빨리 납품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 평가 때 상생결제시스템 도입 실적을 반영해 더 많은 2차 협력사에 혜택이 미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생협력아카데미에서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무상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입사원 입문 △간부/임원 승격 과정 △개발·제조·품질·구매 등 수준별 전문직무교육 △리더십 교육 등 310여개의 과정을 운영했다. 총 759개의 1, 2차 협력사 임직원 1만3089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삼성은 또 협력사 채용한마당을 열어 우수 인력 채용을 돕고 있다. 2015년부터는 협력사에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위해 ‘고용 디딤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컨설팅센터는 경영관리, 제조, 개발, 품질 등 전문분야에서 20년 이상 노하우를 가진 임원·부장급 100여 명으로 상생컨설팅팀을 구성, 협력사에 맞춤형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총 146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혁신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산업혁신운동’에도 동참 중이다. 2013~2017년 5년간 총 500억원을 출연해 중소기업 컨설팅과 설비 구입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선활동을 하고 성과가 생기면 △현금 보상 △물량 확대 △특허공유 등으로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보유 특허 총 2만7000여건을 중소기업에 개방했다. 또 협력사 등 중소기업 제조 현장을 스마트공장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올해까지 1000여개사가 삼성전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