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0일 오후 2시52분

[마켓인사이트] 현대엘리 주식 담보로 대출 추진…현정은 회장, 창투사 출자 실탄 쓰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담보로 수백억원의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이 설립하는 창업투자회사에 출자하기 위한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 16일 KB증권에 현대엘리베이터 47만8179주를 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했다. 지난 1월에도 같은 증권사에 현대엘리베이터 94만주를 담보로 맡겼다.

현 회장이 올 들어 차입을 위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141만8179주에 달한다. 전환사채(CB)를 포함한 전체 보유 주식 297만2729주(지분율 11.3%)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현재 주가(20일 종가 5만7300원)를 기준으로 총 813억원에 이르는 액수다. 담보비율 50%라고 하면 주식을 맡기고 400억여원을 빌리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의 창업투자회사 설립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투자네트워크 등 주요 계열사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창투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이 계열 분리되면서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될 정도로 그룹 규모가 축소되자 창투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물색에 나서려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창투사를 운영하게 될 현대투자네트워크는 지난 1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발행할 주식 총수를 80만주에서 1000만주로 대폭 늘렸다. 현재까지 발행한 주식의 총수는 20만주, 자본금은 10억원 규모다. 최대 1000만주로 주식 수를 늘리면 자본금을 500억원까지 불릴 수 있다. 현대투자네트워크 지분 40%를 보유한 현 회장이 추가 출자해 창투사 설립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대출이기 때문에 용처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도원/안대규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