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울대생들 "폭력침탈 책임지고 총장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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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아라 기자 ] "나무 판자를 전기톱으로 자르고 들어오면서 학생들을 끌어내고 사다리차를 동원했어요.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습니다.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학생들이 상처를 입었어요. 집단상담 받을 계획입니다." (서울대생 A씨)
"몸도 마음도 아픕니다. 대학본부와 성낙인 총장이 행했던 물리적 폭력은 학생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큰 상처를 줬어요. 심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지만 학교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서울대생 B씨)
서울대의 학내 갈등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1일 교내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은 불을 질렀다. 시흥캠퍼스 추진 문제로 학교 측과 마찰을 빚어온 학생들은 총장 퇴진운동으로 타깃을 바꿔잡았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점거본부(점거본부)는 '제2차 서울대인 공동행동'을 열어 시흥캠퍼스 철회와 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 예정 시각인 오후 7시가 가까워지자 서울대 행정관 앞 잔디밭에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사전공연 '퇴진하쇼'가 마무리될 무렵 주최 측은 참석자들에게 촛불과 피켓, 하얀 풍선 등을 나눠줬다.
이번 집회는 재학생 위주로 모였던 1차 집회와 달리 졸업생들도 참가했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성낙인은 퇴진하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맞은편 행정본부 건물 1층에는 교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집회를 지켜봤다.
다만 늦은 시각 집회가 열린 탓에 규모(주최측 추산 약 250명)는 지난번(1500명)보다 줄었다. 집회 참여를 독려한 졸업생도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대 재학생 윤모 씨는 "교내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은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 (학교의) 공동체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면서 "하나의 힘은 약하지만 모이면 강하다"고 집회 참석 이유를 말했다.
이 학교 전 총학생회장 김모 씨도 "시흥캠퍼스 설립과 관련해 삭발과 단식을 하며 학생들과 의견을 조율할 것을 학교에 요구했으나 바뀐 것은 없었다"면서 "후배들에게 아픔을 남겨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특히 지난 11일 오전 교내에서 학교 측이 행정관 이사를 강행하면서 빚은 물리적 충돌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당시 서울대는 교직원 400여 명과 사다리차 3대 등을 동원해 행정관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소화기를 분사하고 교직원들이 맞대응해 소화전의 물을 뿌리면서 난장판이 됐다.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시흥캠퍼스 조성 반대 운동은 이번 물리적 충돌을 계기로 총장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점거본부 활동을 하는 학생 신모 씨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대학 본부는 폭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들은 실신하고 감금당한 가운데 물대포를 맞았다. 사찰이나 징계 같은 폭력이 통하지 않는 학교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준호 서울대 학생처장은 본부 점거농성 강제퇴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성낙인 총장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점거본부 조직팀장 김모 씨는 "학내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학생처장 사퇴만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수는 없다"고 했다.
60년이 넘는 역사 중 처음 백지 발행을 택한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의 편집권 분쟁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학 언론정보학과 학생 신모 씨는 "언론의 자유는 헌법에도 보장된 기본권이다. 하지만 '대학신문'은 학생총회나 본부 점거와 관련된 내용은 줄이고, 개교 70주년 기념 내용 비중을 늘리도록 종용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교 측의 본부 침탈을 축소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입은 부상을 가벼운 찰과상으로 치부했으며 소화전을 끌어다 학생들 머리에 물대포를 직사한 것을 '소화기 분말을 치우려 한 것'이라고 하는 게 보도 윤리에 맞는 것이냐"라며 강력 비판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매주 월요일 집회를 계속 열기로 했다. 지난 11일 행정관 퇴거 사태로 쫓겨난 학생들은 한 주째 본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4일 열리는 학생총회에 성낙인 총장 사퇴에 대한 안건도 상정할 계획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몸도 마음도 아픕니다. 대학본부와 성낙인 총장이 행했던 물리적 폭력은 학생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큰 상처를 줬어요. 심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지만 학교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겁니다." (서울대생 B씨)
서울대의 학내 갈등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11일 교내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은 불을 질렀다. 시흥캠퍼스 추진 문제로 학교 측과 마찰을 빚어온 학생들은 총장 퇴진운동으로 타깃을 바꿔잡았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점거본부(점거본부)는 '제2차 서울대인 공동행동'을 열어 시흥캠퍼스 철회와 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 예정 시각인 오후 7시가 가까워지자 서울대 행정관 앞 잔디밭에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사전공연 '퇴진하쇼'가 마무리될 무렵 주최 측은 참석자들에게 촛불과 피켓, 하얀 풍선 등을 나눠줬다.
이번 집회는 재학생 위주로 모였던 1차 집회와 달리 졸업생들도 참가했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성낙인은 퇴진하라"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맞은편 행정본부 건물 1층에는 교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집회를 지켜봤다.
다만 늦은 시각 집회가 열린 탓에 규모(주최측 추산 약 250명)는 지난번(1500명)보다 줄었다. 집회 참여를 독려한 졸업생도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았다.
서울대 재학생 윤모 씨는 "교내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은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 (학교의) 공동체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면서 "하나의 힘은 약하지만 모이면 강하다"고 집회 참석 이유를 말했다.
이 학교 전 총학생회장 김모 씨도 "시흥캠퍼스 설립과 관련해 삭발과 단식을 하며 학생들과 의견을 조율할 것을 학교에 요구했으나 바뀐 것은 없었다"면서 "후배들에게 아픔을 남겨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특히 지난 11일 오전 교내에서 학교 측이 행정관 이사를 강행하면서 빚은 물리적 충돌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당시 서울대는 교직원 400여 명과 사다리차 3대 등을 동원해 행정관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소화기를 분사하고 교직원들이 맞대응해 소화전의 물을 뿌리면서 난장판이 됐다.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시흥캠퍼스 조성 반대 운동은 이번 물리적 충돌을 계기로 총장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점거본부 활동을 하는 학생 신모 씨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진다. 대학 본부는 폭력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들은 실신하고 감금당한 가운데 물대포를 맞았다. 사찰이나 징계 같은 폭력이 통하지 않는 학교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준호 서울대 학생처장은 본부 점거농성 강제퇴거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은 성낙인 총장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점거본부 조직팀장 김모 씨는 "학내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학생처장 사퇴만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수는 없다"고 했다.
60년이 넘는 역사 중 처음 백지 발행을 택한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의 편집권 분쟁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이 대학 언론정보학과 학생 신모 씨는 "언론의 자유는 헌법에도 보장된 기본권이다. 하지만 '대학신문'은 학생총회나 본부 점거와 관련된 내용은 줄이고, 개교 70주년 기념 내용 비중을 늘리도록 종용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학교 측의 본부 침탈을 축소하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입은 부상을 가벼운 찰과상으로 치부했으며 소화전을 끌어다 학생들 머리에 물대포를 직사한 것을 '소화기 분말을 치우려 한 것'이라고 하는 게 보도 윤리에 맞는 것이냐"라며 강력 비판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매주 월요일 집회를 계속 열기로 했다. 지난 11일 행정관 퇴거 사태로 쫓겨난 학생들은 한 주째 본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4일 열리는 학생총회에 성낙인 총장 사퇴에 대한 안건도 상정할 계획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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