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이달 들어 15%가량 늘어나면서 다섯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석유제품 등 수출 주력 제품 업황이 대폭 개선되고 있어 수출 호조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273억25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37억9800만달러)보다 14.8% 늘었다. 올해와 작년 모두 조업일수가 14.5일(토요일은 0.5일로 간주)로 동일해 하루 평균 수출액도 같은 폭으로 증가했다.

세계 경기 부진과 교역량 둔화로 2년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온 수출은 작년 11월 2.3%의 증가세로 전환한 뒤 12월 6.4%, 올 1월 11.2%, 2월 20.2% 등으로 빠르게 회복돼 왔다. 이달 들어 수출 증가율은 전달보다 소폭 둔화됐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한 것은 2011년 12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 5개월째 '신바람'…3월에도 15% 뛰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이달 들어 62.2%, 반도체가 42.5% 각각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석유제품은 유가 상승으로 단가가 오른 데다 항공유 등의 수요도 늘고 있어 수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도체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호황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판디스플레이 업종도 LCD(액정표시장치) 가격 상승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증가 등으로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산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스마트폰 등이 포함된 무선통신기기는 이달 들어 수출이 29.4% 급감했다. 자동차부품 수출도 7.6% 감소했다. 승용차는 0.9% 증가하는 데 그쳐 가까스로 감소세를 면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수출이 이달 들어 43.5% 늘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한국에 경제보복을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수출도 16.4% 증가했다. 반면 미국(-6.0%), 유럽연합(EU·-11.1%)을 상대로 한 수출은 줄었다.

수입은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달 중순까지 수입은 265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05억3000만달러)보다 29.4% 늘었다. 무역수지는 7억65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