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과 프랑스 피에르 불레즈, 현대음악 거장을 추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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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24일 '아르스 노바' 공연…파스칼 로페 지휘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이상은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국내에선 줄곧 이념 논란에 시달려왔다. 그의 이름을 딴 ‘윤이상문화재단’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 음악계에서는 윤이상을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한 세계적인 현대음악가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서울시향은 ‘아르스 노바’의 올해 첫 무대에서 윤이상의 음악 세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표작 ‘협주적 단장(短章)’을 연주한다. 1976년 작곡한 이 곡은 8개 악기를 위한 15분 길이의 실내악 작품이다. 소규모 협주곡이지만 특정한 독주 악기는 없다. 그 대신 현악기, 피아노와 타악기, 목관악기 등 세 개의 악기 그룹이 서로 대립하고 어우러지며 조화를 이룬다.

독일 작곡가 요하네스 쇨호른이 편곡한 ‘앙상블을 위한 12개의 노타시옹’도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쇨호른은 불레즈의 ‘12개의 노타시옹’에 다양한 색채를 더해 ‘앙상블을 위한 12개의 노타시옹’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날 공연의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석유경, 소프라노 이윤경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윤이상과 불레즈는 자신만의 독특한 어법과 폭넓은 음악적 사고로 현대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곡가들인데 업적에 비해 그들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 이번 공연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1일엔 ‘아르스 노바’ 두 번째 무대인 ‘관현악 콘서트: 현기증’이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의 지휘도 로페가 맡는다. 윤이상의 제자이자 한국 현대작곡계 거목인 백병동의 ‘관현악을 위한 해조음’, 세련된 선율이 가득한 베르트랑의 ‘현기증’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인 디미트리 바실라키스와 히데키 나가노가 협연한다. 24일 공연은 1만~3만원. 다음달 1일은 1만~5만원.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