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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 칼럼] '마라라고 미국·중국 정상회담'을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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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둘러싼 불확실성 증폭
    미국 대북정책 논의서 한국 '왕따'
    한반도 분단 역사교훈 되새겨야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특파원 칼럼] '마라라고 미국·중국 정상회담'을 주목하는 이유
    미국 시카고경제학파의 태두(泰斗) 프랭크 H 나이트 교수는 1921년 그의 저서 《리스크, 불확실성 그리고 이윤》에서 리스크(risk)와 불확실성(uncertainty)의 개념을 정리했다. 확률 분포 내에서 발생하는 예측 가능한 위험은 ‘리스크’, 과거 데이터로부터 확률이나 분포를 계산할 수 없는 위험은 ‘불확실성’으로 정의했다. 주사위를 던져 돈을 잃을 확률은 리스크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펼쳐질 국제사회 변화는 불확실성에 가깝다.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자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경제·안보·외교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다듬고 있다. 그러나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 뒤에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 한국의 정권 교체 가능성, 복잡한 미국의 정치상황까지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한마디로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방향도 방향이지만 더 큰 문제는 트럼프표(標) 대북정책 결정과정에 한국이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에 들러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고 다음날 돌아갔다. 의례적인 특파원 간담회도 생략됐다.

    김 실장 귀국 다음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한국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 “원하지 않지만 선을 넘으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는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 정부가 이틀 전만 해도 “백악관 국무부 등 주류 생각과 다른 아이디어”라고 무시하던 ‘강경론’이다.

    한국 정부가 ‘감’도 못잡고 새판짜기에서 ‘왕따’되고 있다는 조짐은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미국은 대북정책 수립과 관련, 한국 측에 정식으로 협의를 요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 국무장관이 “한국에서 저녁 초대를 안 받았다”고 대놓고 불만을 표시하고,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과의 회담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중 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초 플로리다 휴양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북한문제를 놓고 ‘빅딜’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정은 정권교체를 추진할 때 중국이 조(朝)·중(中) 국경선을 압록강에서 대동강으로 내리는 방안을 요구하면 미국이 이를 묵인하는 것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믿고 싶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1905년 러·일전쟁 직후 가쓰라-태프트밀약으로 일본이 한반도 지배권을 인정받고, 1945년 7월 포츠담회담에서 한반도의 분단 통치가 결정됐던 뼈아픈 역사를 잊을 수 없다. 모두 우리가 분열되고, 힘이 없을 때 벌어진 일이다.

    한 달반여 남은 차기 대통령 선거 때문에 한국 상황이 어지럽다. 정치권과 정부 모두 ‘무엇이 중헌지’부터 챙겨야 할 때다. 한반도의 미래를 예측가능한 범위 내의 ‘리스크’로 관리하는 것도, 예측불가한 ‘불확실성’으로 키우는 것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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