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도약하는 울산·경주·포항] 95조원 규모 경제권 묶은 '해오름 동맹'…4차산업 거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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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산업 공유한 '초광역 경제권' 구축
3개 지역 잇는 고속도로 개통
울산 조선·경주 자동차부품·포항 철강
산업 시너지로 지역경제 대도약
문화유적지 등 '관광벨트' 조성
3개 지역 잇는 고속도로 개통
울산 조선·경주 자동차부품·포항 철강
산업 시너지로 지역경제 대도약
문화유적지 등 '관광벨트' 조성
지난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은 초연결시대, 기술 융합을 통한 대변혁과 혁신이라는 ‘4차 산업혁명’을 예고했다. ‘고속 성장 50년.’ 1997년 외환위기에도 굳건히 버티며 한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울산·포항 경제도 4차 산업혁명의 대변혁 앞에서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굴뚝산업의 수렁에 빠진 지역경제
선진 주요 도시가 제3의 물결로 표현되는 지식기반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데 비해 울산과 포항은 제조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수출액은 652억달러로 2015년 729억달러보다 10.5%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608억달러)에 이어 7년 만에 600억달러대로 추락했다.
포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북동부경영자협회에 따르면 포항철강공단 근로자 수는 2012년 1만6300여명에서 지난해 1만4789명으로 급감했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울산과 포항 중간에 위치한 경주로 파급됐다.
초광역 경제권 구축으로 변화 시동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6월30일 울산과 경주·포항을 최단거리로 잇는 울산~포항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남경주나들목~동경주나들목 11.68㎞ 구간 개통식을 함으로써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전 구간(총연장 53.68㎞)이 개통돼 주행거리가 기존 75㎞에서 53.68㎞로 짧아져 주행시간도 60분에서 32분으로 단축됐다.
김기현 울산시장과 최양식 경주시장,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해오름 동맹’ 협약식을 하고 인구 200만명, 경제 규모 95조원 규모의 메가시티 건설사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울산·경주·포항은 역사적 공간적으로 단일 생활권이고 소재(포항)-부품(경주)-최종재(울산)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세 도시 간 연계는 세계적인 산업·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 도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포스텍, 울산·포항테크노파크, 창조경제센터를 연계해 기술사업화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환동해권 교류 활성화를 위한 연계 항만 네트워크와 첨단 항만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항만 연계 교통망 확충에도 협력한다.
세 도시는 울산 간절곶·포항 호미곶·경주 문무대왕릉 해돋이, 해양레포츠, 해파랑길, 영남알프스, 태화강, 형산강 등과 포항제철소, 울산 현대자동차·석유화학단지 등 기간산업을 관광자원화하기로 했다. 산재모병원 건립(울산), 영일만대교 건설(포항),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특별법 제정(경주) 등 각 지역 현안사업 추진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울산시는 해오름 동맹 지자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올해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국내외 관광객 400만명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
포스텍과 울산대, 한동대, UNIST도 포항시, 울산시, 포항상공회의소, 울산상공회의소와 함께 ‘Univer+City :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 포럼’을 열며 해오름 동맹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동맹이 본격화하면 지역을 넘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오름 동맹을 4차 산업 전초기지로
울산시는 지난해 말 포항시, 경주시와 세계적인 융복합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고 ‘동해안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신청했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 물결에 대비하기 위해 행정구역 간 경계를 허물고 초광역 경제권 구축에 나서기는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울산시 등은 협약을 통해 포항의 첨단소재, 경주의 자동차·조선 부품, 울산의 최종재(조선 및 자동차) 등 탄탄한 산업 공급망을 기반으로 미래부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받아 세계적인 첨단 융복합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동해안 연구개발특구는 행정구역이 다른 2개 시·도가 공동으로 추진한 전국 최초의 초광역 특구다. 특허등록 건수도 5000여건으로 전국 5위다.
울산발전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은 울산·포항·경주권을 하나로 묶은 해오름 동맹이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하면 동남해안 경제성장의 거점이 될 것이라는 중간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해오름 동맹은 3개 시의 역사와 문화, 산업을 공유해 공동 발전을 도모하자는 데 취지가 있다”며 “울산의 조선업, 경주의 자동차부품산업, 포항의 철강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상의 협력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는 기회, 새로운 도전 준비해야
울산시는 앞으로도 산업 주도권을 확보한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지역이 가진 최대 장점인 제조업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나아가 관광산업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을 제조업의 보완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대표적 주력 산업에 지식·기술 융복합화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및 R&D 기능 활성화 등으로 울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주문했다. 포항시는 해양 중심 개발과 동북아, 인도 등지로 세계화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울산이 다시 도약하려면 기존에 준비한 계획을 철저히 추진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지역을 주체적·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현대의 정주영 회장, 포항제철의 박태준 회장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지역사회를 혁신해 경제의 통상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고, 이것이 다른 전후방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할 창의적 기업인 유치와 배출 여부는 결국 지역사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굴뚝산업의 수렁에 빠진 지역경제
선진 주요 도시가 제3의 물결로 표현되는 지식기반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데 비해 울산과 포항은 제조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 수출액은 652억달러로 2015년 729억달러보다 10.5%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608억달러)에 이어 7년 만에 600억달러대로 추락했다.
포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북동부경영자협회에 따르면 포항철강공단 근로자 수는 2012년 1만6300여명에서 지난해 1만4789명으로 급감했다. 이 여파는 고스란히 울산과 포항 중간에 위치한 경주로 파급됐다.
초광역 경제권 구축으로 변화 시동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6월30일 울산과 경주·포항을 최단거리로 잇는 울산~포항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됐다. 남경주나들목~동경주나들목 11.68㎞ 구간 개통식을 함으로써 울산~포항 간 고속도로 전 구간(총연장 53.68㎞)이 개통돼 주행거리가 기존 75㎞에서 53.68㎞로 짧아져 주행시간도 60분에서 32분으로 단축됐다.
김기현 울산시장과 최양식 경주시장,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해오름 동맹’ 협약식을 하고 인구 200만명, 경제 규모 95조원 규모의 메가시티 건설사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울산·경주·포항은 역사적 공간적으로 단일 생활권이고 소재(포항)-부품(경주)-최종재(울산)로 이어지는 보완적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 세 도시 간 연계는 세계적인 산업·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 도시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포스텍, 울산·포항테크노파크, 창조경제센터를 연계해 기술사업화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환동해권 교류 활성화를 위한 연계 항만 네트워크와 첨단 항만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항만 연계 교통망 확충에도 협력한다.
세 도시는 울산 간절곶·포항 호미곶·경주 문무대왕릉 해돋이, 해양레포츠, 해파랑길, 영남알프스, 태화강, 형산강 등과 포항제철소, 울산 현대자동차·석유화학단지 등 기간산업을 관광자원화하기로 했다. 산재모병원 건립(울산), 영일만대교 건설(포항),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특별법 제정(경주) 등 각 지역 현안사업 추진에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울산시는 해오름 동맹 지자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올해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국내외 관광객 400만명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
포스텍과 울산대, 한동대, UNIST도 포항시, 울산시, 포항상공회의소, 울산상공회의소와 함께 ‘Univer+City : 대학과 도시의 상생발전 포럼’을 열며 해오름 동맹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동맹이 본격화하면 지역을 넘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오름 동맹을 4차 산업 전초기지로
울산시는 지난해 말 포항시, 경주시와 세계적인 융복합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는 협약을 맺고 ‘동해안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신청했다. 4차 산업혁명의 거대 물결에 대비하기 위해 행정구역 간 경계를 허물고 초광역 경제권 구축에 나서기는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울산시 등은 협약을 통해 포항의 첨단소재, 경주의 자동차·조선 부품, 울산의 최종재(조선 및 자동차) 등 탄탄한 산업 공급망을 기반으로 미래부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받아 세계적인 첨단 융복합 비즈니스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동해안 연구개발특구는 행정구역이 다른 2개 시·도가 공동으로 추진한 전국 최초의 초광역 특구다. 특허등록 건수도 5000여건으로 전국 5위다.
울산발전연구원과 대구·경북연구원은 울산·포항·경주권을 하나로 묶은 해오름 동맹이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하면 동남해안 경제성장의 거점이 될 것이라는 중간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해오름 동맹은 3개 시의 역사와 문화, 산업을 공유해 공동 발전을 도모하자는 데 취지가 있다”며 “울산의 조선업, 경주의 자동차부품산업, 포항의 철강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상의 협력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는 기회, 새로운 도전 준비해야
울산시는 앞으로도 산업 주도권을 확보한 지속 가능한 경제를 만들기 위해 지역이 가진 최대 장점인 제조업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나아가 관광산업 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산업을 제조업의 보완산업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울산의 대표적 주력 산업에 지식·기술 융복합화를 통한 산업구조 고도화,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및 R&D 기능 활성화 등으로 울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을 주문했다. 포항시는 해양 중심 개발과 동북아, 인도 등지로 세계화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조재호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울산이 다시 도약하려면 기존에 준비한 계획을 철저히 추진해 나가는 것과 더불어 지역을 주체적·능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현대의 정주영 회장, 포항제철의 박태준 회장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지역사회를 혁신해 경제의 통상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고, 이것이 다른 전후방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할 창의적 기업인 유치와 배출 여부는 결국 지역사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