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문재인캠프 선대본부장

"안희정 여의도정치 몰라…네거티브하면 역풍"
"문재인 60% 안팎 득표로 호남에서 대세론 굳힐 것"


“지역주의와 종북몰이를 이용하려는 캠프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할 자격이 없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의 송영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23일 기자와 만나 “네거티브를 이용해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자가 있다면 당장 호남 주민과 국민 앞에 엎드려 사과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본부장은 “문 전 대표 발언에 대해 앞뒤 맥락을 다 자른 채 네거티브에 이용하는 게 안타깝다”며 “네거티브에는 반드시 역풍이 있다. 이를 일삼는 캠프가 국민이 만들어 준 축제의 장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 전 대표가 정떨어지고 질리게 만든다”고 공격한 데 대해 “안 지사가 여의도 정치를 안 해봐서 처음 이런 것을 겪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본부장은 “이 정도의 공격은 정치인 대부분이 부딪히는 문제인데 (안 지사가) 너무 주관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본부장은 자신의 고향인 호남(전남 고흥) 에서 열리는 첫 순회경선을 앞두고 공을 들이고 있다. 캠프 내부에선 “1차 경선지역인 호남에서 60% 안팎의 안정적인 득표로 대세론을 굳힌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 전 대표는 5·18 광주민주화항쟁 유공자 자격이 있을 정도로 호남 정신을 가장 잘 체화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의 자존심인 ‘광주 정신’을 대한민국 민주 헌정의 기초로 삼을 수 있도록 5·18 광주 민주화항쟁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호남 민심을 자극할 만한 문 전 대표의 ‘설화(舌禍)’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전두환 표창장 발언’에 대해 “표창받은 걸 자랑한 게 아니라 1975년 긴급조치 9호 시절 강제로 군에 끌려갔는데도 성실하게 국방 의무를 다해 오죽했으면 전두환 같은 사람한테까지 표창을 받았겠느냐는 걸 강조하기 위한 반어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에서 꼬투리를 잡을 수 있지만, 네거티브적 성격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달 전과 비교해 볼 때 문 전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이 많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소위 비문(비문재인)계인 나에게 총괄본부장을 맡긴 것을 시작으로 친문(친문재인)-비문 간 경계를 허물어 캠프를 꾸리고 과거 적진에 있던 외부 인사들까지 영입하는 등 이른바 ‘문재인식 탕평 정책’을 호남에서도 좋게 봐주고 있다”고 자평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박영선 안희정캠프 멘토단장

"안희정 지사 많이 참았다…문재인 발언은 인격모독"
"호남서 문재인 과반득표 저지…안희정, 막판 역전 이뤄낼 것"


“오죽했으면 그랬을까요.”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박영선 의원멘토단장은 23일 안 지사가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안 지사가 그동안 많이 참았다. 매우 큰 상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페이스북에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자신들이 하면 정책 비판이고 타인은 네거티브로 몰아 정떨어지게 한다”는 글을 올렸다.

박 단장은 “문 전 대표가 ‘네거티브를 속삭이는 사람을 멀리 하라’고 했는데, 그게 나라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며 “다른 의원들이 안 지사가 왜 이렇게 점잖게 나가느냐고 할 때마다 내가 억누르는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박 단장은 “네거티브를 하는 사람이 누구든 어떻게 경쟁자에게 공개적으로 그런 지시를 하느냐”며 “엄청난 인격모독이고 지목된 사람을 상처 주는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단장은 문 전 대표가 TV 토론회에서 ‘전두환 표창’ 발언으로 논란이 된 사진을 자신이 고른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표의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사진을 골라준 사람이 받을 상처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을 ‘어차피 대본 읽는 문재인’이라고 한다”며 “남이 써준 대본을 읽는 사람과 자기가 체득해서 자기 언어로 말하는 사람은 설득의 리더십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캠프 분위기에 대해 “지금까지 세 번 대선을 치렀는데 안 지사 캠프에서 뛰는 20여명의 의원멘토단이 가장 단합이 잘되고 분위기도 화목하다”고 했다. 2012년 대선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당시 문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나와 이인영, 김부겸 의원 세 명이 모두 문 후보를 떠난 걸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단장은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와의 득표율 차이를 10%포인트로 좁히는 것이 1차 목표다. 그는 “문 전 대표 측은 호남 득표율을 60%로 보는데 우리로선 50% 선으로 저지해 막판 역전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안 지사의 강점인 리더십과 호감도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안 지사가 후보 중 호감도가 제일 높고 문 전 대표는 홍준표 경남지사, 김진태 의원과 함께 비호감도 3인방”이라며 “호남분들에게는 안 지사가 확실한 정권교체 카드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성호 이재명캠프 총괄본부장

"사과 않고 되레 역공…이게 문재인 캠프 패권주의"
"적폐청산 적임자 부각으로 대반전 드라마 쓸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은 줄곧 3위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기자와 만나 “첫 경선지인 호남에서 2등은 이재명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 시장이 비슷하지만 열정적인 지지층이 많은 이 시장이 더 세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 시장의 후원금이 11억원을 넘겨 문재인 전 대표와 안 지사보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후원자 수도 2만명이 넘어 문 전 대표 측보다 두 배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정 본부장은 호남 경선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50%를 넘을지가 관건”이라며 “문 전 대표가 반수를 넘지 못하면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닥 민심에는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생각보다 많이 깔려 있어 충분히 역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문 전 대표 측이 ‘전두환 표창’ ‘부산 대통령’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사과하는 게 맏형의 자세지 오히려 상대 후보가 지역주의를 이용한다고 융단폭격하는 유치한 짓은 비판받아야 한다”며 “이런 태도가 문 전 대표 캠프의 패권주의”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공약을 만드는 데 대학교수 20명이면 충분한데 문 전 대표 캠프에는 1000명의 폴리페서가 몰려와 전형적인 기득권 대연정을 하고 있다”며 “이들이 나중에 사외이사 등 요직과 정부기관 용역을 나눠 먹으면 정권이 제대로 유지되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문 전 대표 캠프에는 구시대 인물이 잔뜩 쌓여 있어 싹수가 노랗다. 그래서 벌써부터 사고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시장의 강점으로 진정성과 일관성을 꼽았다. 그는 “대통령 탄핵만 봐도 문 전 대표는 처음에는 반대했다가 말을 바꾸고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이 시장은 초지일관 밀고 나가는 용기를 보여줬다”며 “이재명의 삶 자체가 기득권과 사회 부조리와 싸우고 원칙과 소신으로 돌파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호남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이 시장이 택한 방법도 이런 장점을 적극 알리는 것이다.

이 시장은 지난 19일 다른 후보들보다 먼저 호남에 내려가 다른 유세지역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그는 “다른 후보와 비교해 이 시장이 호남에 가장 많이 갔다”며 “이 시장이 적폐청산의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해 반전 드라마를 쓰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