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 홍 트럼프?…"나는 철저히 계산·생각해 말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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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포커스 - '범보수 간판'으로 떠오른 홍준표 경남지사
모래시계 모델로 '전국구' 부상
가난한 촌놈 출신 열등감과
'굽히느니 부러지겠다'는 자신감과 소신이 그를 키워
'거친 발언'으로 잇단 논란
"복잡한 상황 한 단어로 압축…대중에 전달 위한 노력의 결과"
"우파들이 뭉쳐야"
"좌파 몰락은 세계적 흐름"…한국·바른정당 통합·연대 추진
모래시계 모델로 '전국구' 부상
가난한 촌놈 출신 열등감과
'굽히느니 부러지겠다'는 자신감과 소신이 그를 키워
'거친 발언'으로 잇단 논란
"복잡한 상황 한 단어로 압축…대중에 전달 위한 노력의 결과"
"우파들이 뭉쳐야"
"좌파 몰락은 세계적 흐름"…한국·바른정당 통합·연대 추진
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1996년 정치권 입문 이후 많은 별명을 얻었다. 저격수, 계엄사령관, 홍반장, 돈키호테 등이다. 최근엔 ‘홍트럼프(홍준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있다.
홍 지사의 말은 직설적이고 거칠다. ‘양박(양아치 친박)’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 검토’ 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홍 지사는 어떤 발언이든 철저한 계산과 많은 생각을 한 뒤 하기 때문에 절대 분별 없는 ‘돈키호테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홍 지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 뒤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범보수 대표 주자를 자임한 그가 ‘제2의 트럼프’가 될 수 있을까.
◆“열등감·자신감이 나를 키웠다”
홍 지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산골소년 출신의 서울 상경기를 비장한 표정으로 얘기한다. 1972년 2월 새벽 대학입시를 치르기 위해 단돈 1만4000원을 들고 서울역에 내렸을 때의 막막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열등감과 자신감이 그를 키웠다고 한다. 돈도 ‘빽’도 없는 가난한 ‘촌놈’ 출신은 열등감의 뿌리다. 가난은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려는 자극제가 됐다. 그가 “매서운 추위도 내 청운의 뜻마저 얼리진 못했다. 맨주먹으로 상경해 서민대통령이 되고자 한다”고 한 것은 자신감의 발로다.
그 자신감의 바탕에는 ‘굽히느니 부러지겠다는 삶의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업계 비리 사건 수사는 그의 인생에 획을 그었다.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 씨는 물론 검찰총장 후보였던 이건개 대전 고검장과 6공화국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시켰다.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델로 알려지면서 그는 ‘전국구 인물’이 됐다.
홍 지사는 “어차피 그들을 안 쳐도 내가 죽고, 쳐도 내가 죽을 바에는 내가 먼저 물어버리겠다는 각오로 수사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국가안전기획부 정책연구관으로 파견된 뒤 일선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자 1995년 사표를 냈다.
◆거친 말로 논란 부르는 이유는
그는 최근 거친 말로 구설에 올랐다. 핵심 친박을 ‘양박’이라고 표현했고, “광장시위는 인민재판”이라고 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에 상고된 것과 관련해선 “없는 사실을 뒤집어씌우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4일엔 “노무현 정부는 뇌물정권”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640만달러를 받았다는 것은 팩트”라고 거듭 주장했다.
자극적인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그는 “복잡한 상황을 한 단어로 압축해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파들 뭉쳐야 좌파 집권 막는다”
그는 영남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중·고교 시절을 대구에서 보내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아우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동남풍이 수도권으로 불도록 하려면 우파들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또는 연대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홍 지사는 “좌파 몰락은 세계사적 흐름”이라며 “좌파 정권 출현을 막을 수 있다면 우파와 중도 대연합까지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뿐 아니라 국민의당까지 연대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위법·위헌 행위를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양박’이라고 규정한 친박과는 선을 긋되, 박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끌어안는 전략이다.
난제도 많다. 연대론에 대해 김진태 의원 등 당내 다른 주자들이 “탄핵 세력과 손잡을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지율이 올랐지만 10% 벽에 막혀 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홍 지사의 말은 직설적이고 거칠다. ‘양박(양아치 친박)’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 검토’ 등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홍 지사는 어떤 발언이든 철저한 계산과 많은 생각을 한 뒤 하기 때문에 절대 분별 없는 ‘돈키호테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홍 지사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 뒤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범보수 대표 주자를 자임한 그가 ‘제2의 트럼프’가 될 수 있을까.
◆“열등감·자신감이 나를 키웠다”
홍 지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산골소년 출신의 서울 상경기를 비장한 표정으로 얘기한다. 1972년 2월 새벽 대학입시를 치르기 위해 단돈 1만4000원을 들고 서울역에 내렸을 때의 막막한 기억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열등감과 자신감이 그를 키웠다고 한다. 돈도 ‘빽’도 없는 가난한 ‘촌놈’ 출신은 열등감의 뿌리다. 가난은 변방에서 중심으로 가려는 자극제가 됐다. 그가 “매서운 추위도 내 청운의 뜻마저 얼리진 못했다. 맨주먹으로 상경해 서민대통령이 되고자 한다”고 한 것은 자신감의 발로다.
그 자신감의 바탕에는 ‘굽히느니 부러지겠다는 삶의 태도’가 자리하고 있다.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업계 비리 사건 수사는 그의 인생에 획을 그었다.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 씨는 물론 검찰총장 후보였던 이건개 대전 고검장과 6공화국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시켰다.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델로 알려지면서 그는 ‘전국구 인물’이 됐다.
홍 지사는 “어차피 그들을 안 쳐도 내가 죽고, 쳐도 내가 죽을 바에는 내가 먼저 물어버리겠다는 각오로 수사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국가안전기획부 정책연구관으로 파견된 뒤 일선 검사로 복귀하지 못하자 1995년 사표를 냈다.
◆거친 말로 논란 부르는 이유는
그는 최근 거친 말로 구설에 올랐다. 핵심 친박을 ‘양박’이라고 표현했고, “광장시위는 인민재판”이라고 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대법원에 상고된 것과 관련해선 “없는 사실을 뒤집어씌우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24일엔 “노무현 정부는 뇌물정권”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640만달러를 받았다는 것은 팩트”라고 거듭 주장했다.
자극적인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그는 “복잡한 상황을 한 단어로 압축해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파들 뭉쳐야 좌파 집권 막는다”
그는 영남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다.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중·고교 시절을 대구에서 보내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를 아우를 수 있다고 자신한다. 동남풍이 수도권으로 불도록 하려면 우파들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또는 연대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홍 지사는 “좌파 몰락은 세계사적 흐름”이라며 “좌파 정권 출현을 막을 수 있다면 우파와 중도 대연합까지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뿐 아니라 국민의당까지 연대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위법·위헌 행위를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양박’이라고 규정한 친박과는 선을 긋되, 박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은 끌어안는 전략이다.
난제도 많다. 연대론에 대해 김진태 의원 등 당내 다른 주자들이 “탄핵 세력과 손잡을 수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지율이 올랐지만 10% 벽에 막혀 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