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꺾은 '무명의 일본 사무라이 골퍼'
‘무명’ 다니하라 히데토(일본·사진)가 세계 골프팬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세계 최강 골퍼들의 격전장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매치플레이에서다.

다니하라는 26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폴 케이시(잉글랜드)를 2홀 차로 꺾은 데 이어 8강전에서도 로스 피셔(잉글랜드)를 4홀 차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앞서 열린 조별리그를 2승1무로 뚫고 올라온 데 이은 파죽지세다.

다니하라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통산 14승을 올린 베테랑이지만 PGA투어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이 없어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세계랭킹 60위인 다니하라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랭킹 6위 조던 스피스(미국)를 4홀 차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세계랭킹 36위 라이언 무어와의 2차전을 무승부로 넘긴 그는 동료 선수인 이케다 유타(세계랭킹 41위)까지 격파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다니하라는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는 게 이번 대회 목표였는데 그 꿈이 이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다니하라는 준결승 진출에 힘입어 현재 60위인 세계랭킹을 마스터스 초청 자격인 50위권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니하라는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맞붙는다. 존슨은 5전 전승으로 가볍게 4강에 진출했다. 알렉스 노렌(스웨덴)과의 8강전 12번홀을 제외하고는 5개 경기 내내 전 홀에서 상대를 앞섰다.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 케빈 나(34), 필 미컬슨(미국)을 차례로 누른 빌 하스(미국)가 스페인의 ‘영건’ 존 람(스페인)과 결승 길목에서 맞닥뜨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