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완전국민경선 전북 권역 합동연설회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완전국민경선 전북 권역 합동연설회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 경선에서 압승했다. 안 전 대표는 당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60% 이상을 득표해 경쟁자들을 큰 표 차로 제치면서 사실상 대세론을 굳혔다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 압승에 흥행까지 챙긴 안철수…"본선서 문재인 기필코 꺾겠다"
안 전 대표는 26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북 경선에서 총 유효투표 3만287표 중 2만1996표(72.63%)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7461표(24.63%),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830표(2.74%)였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전남·제주 경선에서도 총 유효투표 6만2176표 중 3만7735표(60.69%)를 얻어 낙승했다. 손 전 대표는 1만4246표(22.91%), 박 부의장은 1만195표(16.4%)를 얻었다.

호남지역 전체 합산 결과 안 전 대표는 총 유효투표 9만2463표 중 5만9731표(64.60%)를 확보해 손 전 대표(2만1707표, 23.48%)와 박 부의장(1만1025표, 11.92%)을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안 전 대표는 경선 결과에 대해 “문재인을 이기라는 호남의 명령을 기필코 완수하겠다”며 “대선에서 반드시 이기라는 국민의 뜨거운 염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호남 두 지역 투표자 수는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도는 10만여명에 육박해 “기대 이상의 경선 흥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안 전 대표가 사실상 결승전으로 평가받던 호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경선 승리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19만여명 당원 중에서 절반 이상(광주·전남 7만여명, 전북 3만여명)이 호남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로 본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 전 대표 측은 그동안 호남 경선에서 60% 이상 지지를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아왔다.

반면 호남을 전략적으로 공략해온 손 전 대표는 타격을 받았다. 손 전 대표는 경선 베이스 캠프를 광주에 마련해 총력전을 펼쳤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4선 중진인 박 부의장은 ‘유일한 호남 출신 대선후보’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두 사람의 득표율 합계는 40%에도 미치지 못해 안 전 대표의 독주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이른 시일 내에 승부를 결정짓고 본선 준비에 매진한다는 구상이다. 안 전 대표가 초반 주도권을 이어간다면 최종 후보 확정일인 다음달 4일 전에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선 남은 5개 권역 중 초반 3개 정도의 경선에서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현장투표 80%와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선출한다. 현장 투표 일정은 △부산·울산·경남 28일 △대구·경북·강원 30일 △경기 4월1일 △서울·인천 2일 △대전·충남·충북·세종 4일 순이다. 여론조사는 다음달 3~4일 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