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28일 오전 4시12분

보험사들이 공항 도로 발전소 등 해외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할 때 손실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요구자본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보험사들이 해외 SOC 투자를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해외 SOC사업 투자에 적용되는 위험계수를 현행의 절반으로 낮추는 보험업법 감독규정 시행세칙을 손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위험계수란 투자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위험계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보험사가 투자실패에 대비해 미리 쌓아야 하는 자본 규모가 감소한다. 높은 위험계수 탓에 투자를 망설이던 보험사들이 투자를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은 최근 각 보험사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한 데 이어 이르면 오는 6월께 바뀐 규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해외 SOC사업에서 지분 투자는 12%, 부동산 투자는 9%를 적용받던 위험계수가 각각 6%, 4.5%로 줄어든다. 해외 도로건설 프로젝트에 1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할 경우 120억원의 요구자본을 쌓아야 했지만 개정 이후에는 60억원만 쌓으면 된다.

무등급 해외 SOC사업에 6%의 위험계수를 적용하던 대출 규정도 완화된다. 신용등급이 A+에서 BBB-는 3%, BBB- 이하 4.5%, 무등급은 3%로 위험계수가 감소한다.

보험사들은 해외 SOC사업이 수익률 제고와 자산 듀레이션(가중평균 잔존만기)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도 개선을 반기고 있다. 기존에는 높은 수익률이 담보되더라도 재무건전성 척도인 지급여력(RBC)비율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에 선뜻 해외 SOC사업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국내 SOC사업은 안전자산으로 분류해 낮은 위험계수를 적용한 반면 해외 SOC사업은 국내보다 일괄적으로 2~4배 높은 위험계수를 적용해 보험사들의 불만이 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우량 해외 SOC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최근 보험사들이 해외 SOC사업 투자를 늘리는 것도 이 같은 제도 변경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