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동백나무를 ‘산다수(山茶樹)’라고 했다. 동백꽃의 중국식 표기는 산다화(山茶花) 혹은 다화(茶花)다. 즉, 동백은 잣나무(栢)류가 아니라 차나무과(科)라는 사실을 문자로 증명한 것이다. 또 고려말 이규보(1168~1241) 거사는 다른 시각에서 ‘동백(冬栢)이란 이름은 옳지 않다(冬栢名非是)’고 했다. 겨울 지조의 상징인 잣나무(栢)는 푸른 잎만 가졌다. 하지만 동백은 푸른 잎은 물론 붉은 꽃까지 갖춘 화려한 모습으로서 겨울 지조를 지켰다. 따라서 동백의 지조가 잣나무 지조보다 한 등급 더 높다. 그럼에도 잣나무(栢)의 아류로 오해할 수 있는 동백(冬栢)이란 작명은 틀렸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동백이 있는 절을 춘사(椿寺)라고 한다. 춘(椿·쓰바키·つばき)은 일본식 한자다. 일본 교토 지장원(地藏院·지조우인)은 유명한 동백절(椿寺)이다. 이 사찰에는 다섯 가지 색깔과 여덟 겹의 꽃잎(五色八重)을 자랑하는 진귀한 동백나무가 있는 까닭이다. 임진란 때 조선에서 강제로 반출한 것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7~1598)에게 진상된 것을 다시 지장원에 기탁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1992년 뜻있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일부 몇 그루를 분양받아 고향인 울산지방으로 옮겨 심었다는 전언이다.
원철 < 스님(조계종 포교연구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