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했거나 대회에 출전 중이었는데도 중간·기말고사 시험지가 제출되는 등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부실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처럼 수차례 학사경고를 받았는데 정상적으로 졸업한 체육특기자도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 2월23일까지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이상인 한국체육대 용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17개 대학의 학사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말 장씨의 연세대 체육특기생 부정 입학과 학사관리 부실 의혹이 불거지자 연세대를 우선 조사한 뒤 다른 대학으로 확대했다.

조사 결과 체육특기생 726명과 교수 448명이 학칙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졸업생 394명은 장씨처럼 학사경고를 3회 이상 받았지만 제적되지 않고 졸업했다. 고려대(236명) 연세대(123명) 한양대(27명) 성균관대(8명) 등 4개 대학이 규정을 어겼다.

출석일수가 부족하고 시험을 안 봤지만 학점을 받은 학생도 많았다. 13개 대학에서 교수 52명과 학생 417명이 적발됐다. 9개 대학에서는 프로구단에 입단한 체육특기생 370명에게 출석을 인정하고 학점을 주기도 했다. 5개 대학의 교수 5명은 입대, 대회 출전 등으로 시험을 보지 못한 특기생을 대신해 교수나 다른 학생이 시험을 치르게 하고 과제물도 대리 제출했다.

교육부는 대리시험 등의 혐의가 확인된 교수 5명과 학생 8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대학에는 해당 교수의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