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의 세계를 일반인에게 친숙한 언어로 전달해온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가 《산들에도 뭇 생명이…》를 펴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벙어리가 된 귀뚜라미, 숲속의 청소부 역할을 담당하는 버섯, 산골짜기에 사는 연체동물 등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한 생명체의 이야기를 쉬운 언어로 들려준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더부살이 관계에 집중한다. 선형동물인 소나무재선충과 솔수염하늘소 역시 흰개미와 트리코님파 같은 공생관계다. 소나무재선충은 솔수염하늘소를 타고 이 나무 저 나무로 이동하고, 솔수염하늘소는 소나무재선충이 죽인 소나무에 산란을 한다.
저자는 뭇 생명의 공생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인간 역시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지성사, 208쪽, 1만5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