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빅스비는 차원이 다른 AI…갤S8 판매량 전작 넘을 것"
“지난해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한 손실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만들 것입니다. 이 투자가 먼 미래 2020년, 2030년 삼성전자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사진)은 지난 29일 미국 뉴욕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을 발표하기에 앞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고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는 매우 가슴 아프고 힘든 일이었다”며 “그러나 한편으로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에 담긴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의 개발 방향도 소개했다. 그는 “빅스비의 음성 서비스는 언어 문제 등으로 아직 적용 시점을 명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한국어를 가장 먼저 지원할 것”이라며 “다음달 21일 갤럭시S8 출시 시점에 한국어는 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독일어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고 사장은 “빅스비는 다른 회사의 AI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예를 들어 사진을 찍어 누군가에게 보내는 경우 일반적으로 터치로는 5∼6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빅스비는 이를 한 번에 해결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빅스비 개발도구를 외부에 공개해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관공서나 세탁소 등의 앱도 원하면 갖다 붙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S8의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고 사장은 “화면 베젤(테두리)을 대폭 줄여 시원한 느낌을 준다”며 “동영상과 게임을 많이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작 갤럭시S7은 앞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율이 74%였지만 갤럭시S8은 83%로 늘었다”며 “화면 비율은 18.5 대 9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 시리즈의 가격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과 관련해선 “100만원이 소비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갤럭시S뿐만 아니라 갤럭시S8플러스도 100만원 이내로 맞춰보려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5.8인치 화면의 갤럭시S는 90만원대 후반, 6.2인치 화면의 갤럭시S플러스는 110만원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의 판매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작인) 갤럭시S7보다는 좋지 않겠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갤럭시S7은 4900만대가량 판매됐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갤럭시S8을 6000만대가량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폴더블 폰은 꼭 하고 싶은 분야”라며 “부품 등 산업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욕=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