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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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올해 약 17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부문별로 보면 주택 건설에 가장 많은 7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이어 대지 조성(4조1000억원), 토지 취득(3조8000억원), 주거 복지(1조8000억원) 순으로 사업을 벌인다. 사업 계획 규모는 작년보다 1조2000억원 늘었다. 2014년 이후 연간 투자계획으로도 최대다.

임대주택 8만가구 새로 공급

LH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올해 작년보다 1만8000가구 많은 8만3000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확대하고 있는 행복주택도 올해 1만8000가구 공급한다. 중산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건설하는 뉴 스테이 약 2만가구(3.5㎢)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올해 안에 확보한다.

올해 LH가 준비하는 임대주택 입주 물량도 11만3000가구에 달한다. 신규 공공임대주택 6만8000가구, 거주자를 새로 모집하는 재입주 4만5000가구 등이다. 종류별로는 행복주택, 국민임대, 영구임대, 공공임대(5년, 10년, 장기전세 등) 등이다. 국민임대주택이 5만3000가구로 공급량이 가장 많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3만8000가구 중 90%가 새로 입주하는 물량이다. 높은 전·월세 비용을 견디기 힘든 저소득층 및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불안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는 LH가 보유·관리하는 임대주택이 처음으로 100만가구를 넘어서는 원년이다. LH는 작년 말 기준으로 95만가구 수준이던 임대주택이 올 연말께 102만9000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대주택을 플랫폼으로 활용, 금융상담과 헬스케어(건강관리), 카셰어링(공유 자동차), 택배, 교육 서비스 등 다양한 생활기반 서비스를 연결하는 ‘LH형 주거서비스 모델’을 설계해 나갈 예정이다. 임대주택 입주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안까지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아파트·상업·단독주택용지 1097만㎡ 분양

LH는 올해도 전국에서 우량한 토지와 주택을 분양한다. 지난 3월 중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오리사옥(경기사업본부)에서 연 ‘2017년 LH 투자설명회’엔 건설사 직원과 개인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1층 로비에 마련된 18개 부스에선 전국 지역별 분양담당자와 수요자 간 맞춤형 상담이 진행됐다.

LH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아파트·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용지 108필지, 404만4000㎡를 매각할 예정이다. 단독주택 2735필지 91만6000㎡, 상업·업무용지 948필지 116만8000㎡, 산업유통 631필지 413만4000㎡ 등도 공급한다. 지역적으로도 경기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오산 세교지구, 군포 송정지구, 화성 향남2지구, 강원 원주 태장2지구, 경남 김해 율하2지구 등 전국에 분포해 있다.

이 밖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분양 아파트와 분양전환공공임대주택 2만6344가구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신성장 키워드 … 협력, 융복합 해외 등

지난해 LH는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대학, 민간 기업 등과 무려 244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MOU가 아니다. LH는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생발전과 지속가능 경영여건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경기 하남 감일지구와 과천 지식정보화타운 등 전국 5개 지구에선 LH가 땅을 제공하고 건설사가 집을 지은 뒤 나중에 땅값과 이익을 사후 정산하는 민관공동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상대와 충남대 등 국립대가 보유한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대학생과 지역민에게 보급하는 사업도 한다. 천안시 동남구청이 이전한 자리와 주변을 주거·상업·공공시설이 복합된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신개념 도시재생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말 착공했다. LH는 4만3000동에 달하는 전국 노후 공공기관 건물을 재생하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주택사업과 택지사업, 첨단 기술과 금융을 결합하는 것도 목표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과 함께 휴대폰으로 집 안 조명과 난방 장치 등을 조정하는 스마트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도시 공간에 정보기술(IT)과 친환경 요소를 결합하고 안전과 에너지 절감 솔루션, 엔터테인먼트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시티’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행정복합도시와 동탄신도시, 판교신도시, 평택 등 네 곳에서 실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신도시 기술은 신도시 수요가 많은 중동과 중남미 등에 수출할 예정이다. 쿠웨이트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곳에 조성하는 압둘라신도시(6435만㎡, 2만5000가구) 사업은 곧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신도시 사업 용역 계약과 관련해 박상우 LH 사장은 “계약서의 아랍어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쿠웨이트 정부 의견 등을 반영해 다음달 초께 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중남미에 처음 수출하는 한국형 신도시인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신도시(330만㎡, 10만가구) 컨설팅사업에도 LH가 참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판교 테크노밸리 등 5개 지구에 800가구의 ‘창업지원형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분당 목련1단지와 성남 위례신도시 등 11개 지구에서 1346가구의 노년층을 위한 ‘공공실버 임대주택’도 제공한다. 새로운 유형의 조립식 주택인 ‘모듈러 주택’은 연내 부산 용호지구(14가구)와 인천 웅진지구(80가구)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