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2020년 '인공지능 발전소' 구축…"4차 산업혁명 뒷받침할 것"
부산에 있는 한국남부발전주식회사(사장 윤종근·사진·KOSPO)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발전소 구현 추진을 통해 발전산업에서 ‘인더스트리 4.0’ 모델을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발상의 전환으로 정체된 국내 발전산업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세계 발전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남부발전은 2015년 기준으로 전력산업 역사상 무결점에 가까운 고장정지율(0.028%)과 글로벌 1위의 설비신뢰도(99.97%)를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운영 기술을 갖고 있다.

남부발전은 지난 24일 ‘KOSPO 인더스트리 4.0’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스마트발전소를 구현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기반 운영관리 확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예측모델 개발 △인공지능(AI) 활용 △인프라 확대를 통한 근무환경 개선 및 업무효율 제고라는 4대 전략을 골자로 한다.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 전경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 전경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 전경
남부발전 하동발전본부 전경
남부발전은 발전설비 정비자재 관리에서 활용 중인 IoT 기술을 환경설비 보강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확대 적용한다. 탈질(배기가스에서 질소산화물 제거) 및 탈황, 집진설비 등의 운전상태를 IoT 기술로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온실가스 저감대책을 수립하며 태양광, 풍력, 소수력 등 신재생설비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에코(Smart-Eco)’ 발전소를 구현한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남부발전이 구축·운영 중인 풍력타워 거동감시시스템은 IoT 기술이 접목된 사례다. 풍력발전기는 풍하중(구조물의 외면에 작용하는 하중)과 지반진동 등으로 구조물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 남부발전은 제주에 있는 성산과 한경풍력에 계측기를 설치한 뒤 가동률 향상에 노력했다. 2014년 95.2%를 시작으로 2015년 95.6%, 2016년 96.3% 등 3년 연속 세계 최고 수준의 풍력설비 가동률 기록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활용해 풍력설비 점검시간을 5~6시간 줄였다.

발전설비 운전 및 성능 관리를 위한 예측진단센터 기능도 확대한다. 발전설비로부터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발전효율을 높이는 지능형 정비 업무환경을 구축한다. 데이터 종합관리 플랫폼을 마련해 최적의 연료조달 방안을 세우고 자금 전망에 활용하는 등 원가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도모한다.

발전 현장에 필요한 ICT 융·복합 기술을 적용하고 정부의 3.0 정책에도 부응하기 위해 산학 연구과제를 수행한다. 협력사와의 공동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신기술 이전과 상품화 지원에 나서 강소기업으로의 발전을 돕는다. 이를 위한 첫 단계로 남부발전은 발전 현장의 데이터를 중소 협력사에 넘겨 제품화와 신산업 육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풍력센터의 빅데이터를 제공한 뒤 풍력 관련 중소 협력사 매출이 3억7000만원 늘어났고 6명이 취업했다.

남부발전은 선진 AI 엔진을 보유한 외부 전문기업과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AI 기술을 발전 현장에 접목한다. AI 기술을 적용한 예측진단솔루션을 개발해 현장의 난제였던 보일러 내부 그을음이나 재를 처리하는 작업의 최적 시기를 파악하고 최적 운전시간도 도출해 발전소 운영효율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ICT 인프라 운영체계에도 혁신을 입힌다. 발전소 현장 데이터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모바일 인프라 환경을 조성하고 외부 전문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발전 IoT 네트워크 모델 수립을 검토한다.

신기술을 접목하는 과정에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정보보안 체계도 손본다. 보안분과를 신규 설립하고 보안 로드맵을 강화한다. 클라우드, 모바일 등 핵심 기술 지원을 위한 보안 가이드도 마련한다. 남부발전은 ICT 접목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창수 부경대 IT융합응용공학과 산학협력단장을 비롯한 8명의 자문위원을 위촉했다.

윤종근 사장은 “최고 수준의 ICT를 발전 업무에 적용하고 ‘KOSPO 인더스트리 4.0’을 이끌 핵심 인재를 양성하면서 경영 혁신과 미래 가치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국민 행복 증대에도 기여하는 에너지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발상의 전환에 나서는 것은 물론 실행력 제고에도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