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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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4월3일~7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난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환율조작국 지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남중국해 갈등, 북한 미사일 위협, 통상 문제 등이 해결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이슈에 대한 갈등 해소 기대감과 1분기(1~3월) 실적 시즌이 맞물리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이다.

3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은 다음달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특히 남중국해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중국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 등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회담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주요 의제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남중국해 문제, 양국 간 통상 현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한반도 내 사드 배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남중국해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드 배치 역시 논의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무엇보다 이번 정상회담이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내 사드 배치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경제와 안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 때문"이라며 "나아가 시기적으로도 4월말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있어서 미국의 경제이익과 중국의 안보이익의 협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초점]트럼프와 시진핑의 만남…다음주 증시 전망은?
한대훈 SK증권 글로벌전략 담당 연구원 역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증시 주변의 불확실성이 제거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미국 환율보고서, 사드 및 한반도 문제에 대한 논의가 다뤄지고 원만한 협력이 나올 경우 불확실성은 단번에 제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의 기대와 다르게 원론적인 수준의 합의가 나오더라도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한 연구원은 내다봤다.

그는 "다음주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 발표(4월7일)를 시작으로 올해 첫 분기실적 시즌에 돌입하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주도주인 정보기술(IT) 업종의 주가 상승과 함께 올해 기업실적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투자자들에게 불어넣어 줄 것이란 설명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도 "최근 틸러스 장관이 중국과 상호존중을 언급한 만큼 미·중 정상회담 이후 환율조작국 지정, 사드, 통상 정책 등 주요 갈등에 대한 완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실적 시즌을 앞두고 주요 제조업체의 판매단가와 판매량 상승이 예상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전체 컨센서스(기대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분기별 영업이익 추정치는 1분기 42조4000억원, 2분기 43조4000억원, 3분기 45조2000억원, 4분기 41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추정치를 소폭 밑돌거나 부합하는 수준만 나오더라도 '연간 100조원 순이익' 2년 연속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