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셀은 악성 신경교종(교모세포종) 3상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논문이 면역치료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이뮤노테라피(Immunotherapy)'에 게재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외과의 김충현 교수팀이 '악성 신경교종을 제거하기 위한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를 이용한 입양 면역치료의 최신 동향'이라는 제목이다. 현재 CIK 세포를 활용한 종양치료에 대해 발표된 문헌을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교모세포종은 예후가 나쁘면서 50세 이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중추신경계 암종이다.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평균 15개월 정도의 생존기간과 2년 생존확률이 26.5%밖에 되지 않는다.

교모세포종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매우 빠르게 정상 부위를 침투하면서 자라기 때문이다. 암세포만을 수술적으로 제거하기 힘들어 잔존 암세포에 의해 다시 재발한다. 또 수술 중 상처로 인해 신경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주로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투여 위주로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항암제 투여도 사람 뇌의 혈액뇌장벽(BBB)으로 인해, 항암제가 뇌 속의 암세포에 들어갈 수 없어 많은 항암제 연구에도 약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를 통한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CIK세포를 활용한 입양 면역치료가 신경교종 외 다양한 암종에도 심각한 이상반응 없이 치료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CIK 세포를 이용한 '이뮨셀-엘씨'의 교모세포종 3상 임상시험은 1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무작위 배정으로 이뤄졌다. 수술적 절제 후 표준요법과 이뮨셀-엘씨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이뮨셀-엘씨 치료군은 8.1개월로 나타났다. 대조군 5.4개월 대비 1.5배 더 연장됐다. 질병조절효과(DCR)에서는 이뮨셀-엘씨 치료군이 82.4%으로 대조군의 63.4%보다 높았다.

평균 생존기간은 치료군 22.5개월, 대조군 16.9개월로 평가됐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논문 저자인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외과의 류제일 교수는 "교모세포종은 생존율이 극히 낮고 치료방법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CIK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의 병용요법에 대한 무작위 배정 대규모 임상연구는 세계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었다"며 "CIK 세포가 무진행 생존기간을 1.5배 연장했고, 생존기간에는 통계적 유의성은 없지만 이상반응과 세포독성이 나타나지 않는 등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뮨셀-엘씨의 임상시험 결과 논문은 2014년 췌장암 연구자 임상시험이 발표된 후, 2015년 간암 3상 임상시험 결과가 'Gastroenterology'에, 2016년 교모세포종 3상 임상시험 결과가 'Oncotarget'에 발표된 바 있다.

이득주 녹십자셀 대표는 "최근 CIK세포를 활용한 다양한 암종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이뮨셀-엘씨의 치료 적응증이 간암 외에도 확대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별로 없는 교모세포종에 대해 국내 기업이 성과를 낸 것은 우리나라 의료계는 물론이고 제약, 바이오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환자 개인별 맞춤항암제다. 약 2주간의 특수한 배양과정을 통해 항암기능이 극대화된 강력한 면역세포로 제조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