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드 人터뷰] "회사를 나오고 알았죠…저도 'S급 인재' 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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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맨에서 서촌 딤섬 맛집 사장된 윤석권씨
왜 나왔나
낯선 업무 맡은 뒤 한계왔다 느껴 회사 안팎서 말렸지만 창업 결심
하필이면 딤섬집?
진입장벽 높은 업종이 '된다'고 판단
"이게 만두냐" 혹평도 들었지만 레시피 개발해 줄서는 맛집으로
제2의 인생 꿈꾸는 이들에게
정말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봐야…'궁하면 통한다'는 말 해주고 싶어요
왜 나왔나
낯선 업무 맡은 뒤 한계왔다 느껴 회사 안팎서 말렸지만 창업 결심
하필이면 딤섬집?
진입장벽 높은 업종이 '된다'고 판단
"이게 만두냐" 혹평도 들었지만 레시피 개발해 줄서는 맛집으로
제2의 인생 꿈꾸는 이들에게
정말 좋아하는 일에 도전해봐야…'궁하면 통한다'는 말 해주고 싶어요
2014년 여름, 18년차 직장인이던 윤석권 차장은 요리용 도마 하나를 샀다. 이후 도마를 집에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딤섬 만드는 연습을 했다.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업무 스트레스를 그렇게 풀었다. 특별히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다. 유튜브 동영상이 유일한 스승이었다. 곁에서 차근차근 보조를 맞춰주던 아내는 한때의 취미나 변덕 정도로 치부했다.
하지만 도마는 윤 차장에게 너무나도 큰 위안이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고 집으로 돌아오면 도마부터 찾았다. 회사와 도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그는 6개월이 지난 2015년 1월 다니던 현대카드에 사표를 냈다. 맛있는 딤섬집을 차리고 싶어서였다. 서울 경복궁 인근 서촌의 인기 딤섬 맛집으로 떠오른 포담의 윤 사장(47)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윤 사장은 1997년 현대캐피탈 회계담당부서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학 전공이 회계학인 그에게 회계 업무는 그런대로 잘 맞았다. 그렇게 17년이 물 흐르듯 흘러 현대캐피탈에서 회계·재무를 담당하며 차장 직급까지 달았다.
고민은 2014년 현대카드 경영분석팀으로 발령받으며 시작됐다. 전문 분야가 아닌 곳이어서 업무가 갑자기 어렵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금방 해결될 것으로 봤지만, 노력할수록 오히려 회사와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직감적으로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과 마치 B급 직원으로 전락해버린 듯한 느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서 회사에 계속 남아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대안을 찾던 윤 사장은 음식점, 그중에서도 딤섬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1년가량 파견 근무를 하며 딤섬을 자주 접한 경험이 있었다. 쫄깃한 만두피가 풍부한 육즙을 감싸고 있는 정통 딤섬은 윤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였다. 게다가 딤섬 레스토랑은 국내에 흔하지 않으면서도 선호층이 탄탄해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 그가 창업 결심을 알리자 회사 안팎에선 ‘너무 무모한 결정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의욕을 꺾진 못했다. ‘B급 직원’으로 살아가기보다 ‘이제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더 컸다.
밤을 새워 딤섬을 만들다
퇴사를 결정한 윤 사장은 곧바로 현대카드의 사내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CEO플랜을 활용했다. CEO플랜은 현대카드·캐피탈이 창업하려는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체계적인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윤 사장의 사업 아이템은 처음엔 환영받지 못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딤섬 레시피(요리법)를 배우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윤 사장은 밀어붙였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업종보다 독특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을 선택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논리로 설득했습니다.” 그의 뜻은 결국 받아들여졌다. 현대카드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딤섬 전문가를 윤 사장에게 소개해줬다.
그렇게 딤섬 만드는 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점은 조그맣고 얇은 만두피가 터지지 않게 소를 집어넣는 일이었다. 굳어진 손가락 모양부터 바꿔야 했다. 만두 빚기에 적합한 형태로 손 모양을 만들기 위해 밤마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막대기를 꽂고 잤다.
6개월 동안 창업을 준비하며 윤 사장은 모두 세 번에 걸쳐 CEO플랜 전문가들에게 직접 만든 딤섬을 선보였다. 두 번째까지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걸 만두라고 할 수 있느냐”는 혹평을 들었다. 안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는 밤새워 딤섬을 만들고 또 만들었다. 어떤 맛을 내야 전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결국 세 번째가 돼서야 “창업해도 되겠다”는 평가를 들었다. ‘창업’이라는 단어가 비로소 현실로 다가왔다.
하루 손님 200명 ‘서촌 대표 맛집’
2015년 7월 윤 사장은 서울 통인동에 테이블 여섯 개짜리 조그마한 딤섬집 ‘포담’을 열었다. ‘안을 포(抱)’에 ‘맑을 담(淡)’을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담백한 음식을 만두피에 담다’는 의미다. 하지만 창업 후 1년 동안은 손님이 거의 없었다. 하루 내내 두 팀만 왔다 간 적도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지인이 찾아왔을 때였다.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가게가 텅 비어 있으니 저도 지인도 민망했던 거죠.”
윤 사장은 그래도 버텼다. 혹시나 딤섬이 맛이 없어서일까봐 지속적으로 맛을 연구했다.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손님이 늘어났다. ‘딤섬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인근 주민과 직장인, 인터넷 후기를 보고 찾아온 외지인 등 다양했다. 지금은 손님의 70% 이상이 20~30대 여성이다.
입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딤섬을 맛있게 먹은 손님의 추천으로 소개 기사가 잡지에 실리기도 했고, 유명 TV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점심시간인 낮 12시 전후에는 30분에서 1시간가량을 기다려야 자리에 앉을 수 있다. 18명이 앉을 수 있는 가게에 많게는 하루에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온다. 월 매출은 4000만원 수준이다. 윤 사장은 포담이 성공한 비결로 ‘저렴하고 맛있는 딤섬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국내 딤섬집은 영세한 대신 가격이 저렴하거나 고급스럽지만 비싼 곳으로 양분되더라고요. 분위기와 가격을 둘 다 잡는 집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일부러 세련된 인테리어로 가게를 꾸미되 딤섬은 1인분 기준 6000~7000원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에 팔기로 했습니다.”
윤 사장은 하루에 16시간을 일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새벽 1시가 넘어 퇴근하는 게 일상이다. 친구와 만날 시간이 없어 외로울 때도 많고 하루종일 식당에서 몸을 움직이는 탓에 신체적으로 매우 힘들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몸은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안 받아요. 회사에 있을 때는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하게 할 뿐이었지만, 여기에서는 스스로 일을 구상하고 꾸려나가니까요.”
윤 사장은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궁하면 통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물러설 곳이 없을 만큼 회사 생활을 해보고, 그다음에는 망설임 없이 도전하라고 했다. “간절함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다 통하게 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사는 재미 아니겠어요?”
■ 직원들 홀로서기 뒷바라지하는 현대카드
창업지원 프로그램 'CEO플랜' 운영
CEO플랜은 현대카드·캐피탈이 퇴직을 앞둔 직원들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 아래 2015년 1월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창업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콘셉트, 인테리어, 위치 선정 등 다방면에서 무료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직원 복지 혜택을 늘리고 급여를 더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직원들을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든 프로그램이 CEO플랜”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에 대한 의지가 있고, 근속연수가 오래됐으며, 창업에 대한 가족의 지지도가 높은 직원이 우선 선발 대상이다. CEO플랜 담당 부서인 창업지원팀과의 꾸준한 면담을 통해 선발 여부를 결정한다.
CEO로서의 마인드를 확립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기간이 1개월이고, 막연했던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창업 컨설팅 기간이 5개월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캐피탈에 재직 중인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직접 조언 및 컨설팅해준다. 회사 안에 전문가가 없다면 외부 전문가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창업한 뒤에도 3년간 지속적으로 해당 사업장이나 점포를 점검하며 경영개선 컨설팅을 해준다. 또 해당 업장에서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 및 홍보 측면의 지원도 제공한다.
현대카드·캐피탈은 현재까지 CEO플랜을 통해 모두 10명의 창업자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교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마이알리노와 충북 청주시 산남동의 한정식집 ‘모던한’, 서울 통인동 딤섬집 ‘포담’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올해 안에도 카페·음식점 등 10여개 매장이 개점할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하지만 도마는 윤 차장에게 너무나도 큰 위안이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고 집으로 돌아오면 도마부터 찾았다. 회사와 도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던 그는 6개월이 지난 2015년 1월 다니던 현대카드에 사표를 냈다. 맛있는 딤섬집을 차리고 싶어서였다. 서울 경복궁 인근 서촌의 인기 딤섬 맛집으로 떠오른 포담의 윤 사장(47)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윤 사장은 1997년 현대캐피탈 회계담당부서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대학 전공이 회계학인 그에게 회계 업무는 그런대로 잘 맞았다. 그렇게 17년이 물 흐르듯 흘러 현대캐피탈에서 회계·재무를 담당하며 차장 직급까지 달았다.
고민은 2014년 현대카드 경영분석팀으로 발령받으며 시작됐다. 전문 분야가 아닌 곳이어서 업무가 갑자기 어렵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금방 해결될 것으로 봤지만, 노력할수록 오히려 회사와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직감적으로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과 마치 B급 직원으로 전락해버린 듯한 느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이런 고통을 감내하면서 회사에 계속 남아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대안을 찾던 윤 사장은 음식점, 그중에서도 딤섬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1년가량 파견 근무를 하며 딤섬을 자주 접한 경험이 있었다. 쫄깃한 만두피가 풍부한 육즙을 감싸고 있는 정통 딤섬은 윤 사장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였다. 게다가 딤섬 레스토랑은 국내에 흔하지 않으면서도 선호층이 탄탄해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 그가 창업 결심을 알리자 회사 안팎에선 ‘너무 무모한 결정 아니냐’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의욕을 꺾진 못했다. ‘B급 직원’으로 살아가기보다 ‘이제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더 컸다.
밤을 새워 딤섬을 만들다
퇴사를 결정한 윤 사장은 곧바로 현대카드의 사내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CEO플랜을 활용했다. CEO플랜은 현대카드·캐피탈이 창업하려는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체계적인 컨설팅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윤 사장의 사업 아이템은 처음엔 환영받지 못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딤섬 레시피(요리법)를 배우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윤 사장은 밀어붙였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업종보다 독특하고 진입장벽이 높은 업종을 선택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논리로 설득했습니다.” 그의 뜻은 결국 받아들여졌다. 현대카드는 유명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딤섬 전문가를 윤 사장에게 소개해줬다.
그렇게 딤섬 만드는 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가장 어려운 점은 조그맣고 얇은 만두피가 터지지 않게 소를 집어넣는 일이었다. 굳어진 손가락 모양부터 바꿔야 했다. 만두 빚기에 적합한 형태로 손 모양을 만들기 위해 밤마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막대기를 꽂고 잤다.
6개월 동안 창업을 준비하며 윤 사장은 모두 세 번에 걸쳐 CEO플랜 전문가들에게 직접 만든 딤섬을 선보였다. 두 번째까지는 반응이 좋지 않았다. “이걸 만두라고 할 수 있느냐”는 혹평을 들었다. 안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는 밤새워 딤섬을 만들고 또 만들었다. 어떤 맛을 내야 전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결국 세 번째가 돼서야 “창업해도 되겠다”는 평가를 들었다. ‘창업’이라는 단어가 비로소 현실로 다가왔다.
하루 손님 200명 ‘서촌 대표 맛집’
2015년 7월 윤 사장은 서울 통인동에 테이블 여섯 개짜리 조그마한 딤섬집 ‘포담’을 열었다. ‘안을 포(抱)’에 ‘맑을 담(淡)’을 합성해 지은 이름이다. ‘담백한 음식을 만두피에 담다’는 의미다. 하지만 창업 후 1년 동안은 손님이 거의 없었다. 하루 내내 두 팀만 왔다 간 적도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지인이 찾아왔을 때였다. “장사가 잘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가게가 텅 비어 있으니 저도 지인도 민망했던 거죠.”
윤 사장은 그래도 버텼다. 혹시나 딤섬이 맛이 없어서일까봐 지속적으로 맛을 연구했다. 1년이 지나면서 조금씩 손님이 늘어났다. ‘딤섬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인근 주민과 직장인, 인터넷 후기를 보고 찾아온 외지인 등 다양했다. 지금은 손님의 70% 이상이 20~30대 여성이다.
입소문은 빠르게 퍼졌다. 딤섬을 맛있게 먹은 손님의 추천으로 소개 기사가 잡지에 실리기도 했고, 유명 TV프로그램에서 맛집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점심시간인 낮 12시 전후에는 30분에서 1시간가량을 기다려야 자리에 앉을 수 있다. 18명이 앉을 수 있는 가게에 많게는 하루에 200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온다. 월 매출은 4000만원 수준이다. 윤 사장은 포담이 성공한 비결로 ‘저렴하고 맛있는 딤섬을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먹을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국내 딤섬집은 영세한 대신 가격이 저렴하거나 고급스럽지만 비싼 곳으로 양분되더라고요. 분위기와 가격을 둘 다 잡는 집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일부러 세련된 인테리어로 가게를 꾸미되 딤섬은 1인분 기준 6000~7000원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에 팔기로 했습니다.”
윤 사장은 하루에 16시간을 일한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새벽 1시가 넘어 퇴근하는 게 일상이다. 친구와 만날 시간이 없어 외로울 때도 많고 하루종일 식당에서 몸을 움직이는 탓에 신체적으로 매우 힘들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몸은 힘들어도 스트레스를 안 받아요. 회사에 있을 때는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하게 할 뿐이었지만, 여기에서는 스스로 일을 구상하고 꾸려나가니까요.”
윤 사장은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궁하면 통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물러설 곳이 없을 만큼 회사 생활을 해보고, 그다음에는 망설임 없이 도전하라고 했다. “간절함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다 통하게 돼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게 사는 재미 아니겠어요?”
■ 직원들 홀로서기 뒷바라지하는 현대카드
창업지원 프로그램 'CEO플랜' 운영
CEO플랜은 현대카드·캐피탈이 퇴직을 앞둔 직원들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 아래 2015년 1월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창업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콘셉트, 인테리어, 위치 선정 등 다방면에서 무료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직원 복지 혜택을 늘리고 급여를 더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직원들을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든 프로그램이 CEO플랜”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에 대한 의지가 있고, 근속연수가 오래됐으며, 창업에 대한 가족의 지지도가 높은 직원이 우선 선발 대상이다. CEO플랜 담당 부서인 창업지원팀과의 꾸준한 면담을 통해 선발 여부를 결정한다.
CEO로서의 마인드를 확립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기간이 1개월이고, 막연했던 창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창업 컨설팅 기간이 5개월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카드·캐피탈에 재직 중인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직접 조언 및 컨설팅해준다. 회사 안에 전문가가 없다면 외부 전문가를 연결해주기도 한다.
창업한 뒤에도 3년간 지속적으로 해당 사업장이나 점포를 점검하며 경영개선 컨설팅을 해준다. 또 해당 업장에서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마케팅 및 홍보 측면의 지원도 제공한다.
현대카드·캐피탈은 현재까지 CEO플랜을 통해 모두 10명의 창업자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교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마이알리노와 충북 청주시 산남동의 한정식집 ‘모던한’, 서울 통인동 딤섬집 ‘포담’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올해 안에도 카페·음식점 등 10여개 매장이 개점할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