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2년 연속 ‘샐러리맨 연봉 킹(king)’에 올랐다. 권 부회장을 포함한 간판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지난해 연봉은 크게 오르거나 내렸다. 맡고 있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서다. 좋은 실적을 거둔 CEO 연봉은 최대 두 배로 늘었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연봉이 전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반도체 부문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권 부회장의 연봉은 66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보다 82억5600만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2015년엔 특별상여금이 80억원가량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받지 못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소비자가전 부문)은 13억3300만원 늘어난 50억3000만원,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 부문)은 8억1300만원 줄어든 39억8600만원을 받았다.
[상장사 임원 연봉 공개] 82억 줄었는데도…권오현, 2년 연속 '샐러리맨 연봉 킹'
현대자동차그룹은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주요 계열사 CEO의 연봉이 크게 줄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의 작년 보수는 8500만원 줄어든 9억6800만원이었으며,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은 3억1600만원 감소한 13억9300만원이었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3억6500만원 줄어든 12억5900만원을 받았다.

SK그룹에서는 장동현 전 SK텔레콤 사장(현 SK(주) 사장)이 13억3100만원을 받았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9억원 늘어난 35억500만원, 정철길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13억1500만원 증가한 18억3100만원을 받았다.

LG그룹에서는 그룹 내 최장수 CEO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차 부회장은 9억5600만원 늘어난 31억700만원을 받았다. 꾸준한 성장을 이끈 결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초 LG전자 사령탑에 오른 조성진 부회장의 연봉은 14억1800만원이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해 21억6600만원을 받아 LG 전자계열 CEO 중 연봉이 가장 많았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2억9000만원 많은 20억8400만원을 받았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16억4200만원이었다. 2015년보다 4억3500만원 늘었다. 황창규 KT 회장의 작년 보수는 전년보다 두 배로 뛰었다. 2015년 12억2900만원에서 지난해 24억36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취임 첫해인 2014년 비상경영 선포 후 장·단기 성과급 일부를 반납했다가 경영이 정상화된 지난해 이를 받으면서 연봉이 크게 늘었다고 KT 측은 설명했다.

대기업 오너 경영자의 연봉도 등락이 엇갈렸다. 작년 10월부터 등기이사가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0~12월 3개월간 11억3500만원을 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억1800만원 줄어든 92억8200만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5억7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3월 SK네트웍스를 맡은 최신원 회장의 연봉은 18억7500만원이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4억8000만원 늘어난 58억2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장창민/안대규/김순신/배정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