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호주 엔샴 광산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의 석탄광을 사모은 LG상사가 본격적인 투자 결실을 맺고 있다. 2012년 사들인 인도네시아 감(GAM) 광산이 올해 석탄 생산에 나서면서 회사 실적을 밀어올릴 전망이다. 물류 자회사 판토스(옛 범한판토스) 몸값도 오름세를 보이는 만큼 LG상사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날개' 단 LG상사, 호실적·주가상승 예고…인도네시아서 첫 석탄 생산·자회사 판토스 IPO 기대
◆석탄 가격 상승에 힘 받는 주가

LG상사는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500원(1.58%) 오른 3만22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LG상사가 올해 3만원 안팎의 박스권을 뚫고 4만원 선에 안착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자원사업부문의 실적이 향상돼 전년보다 42.7% 늘어난 24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실적 추정치를 바탕으로 추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7.7배 수준으로 몸값이 저평가됐다”며 이 회사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제시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36배에 달하는 감 광산이 올해 1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것이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회사 김기수 상무는 “감 광산은 올해 연간 300만t의 석탄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생산량을 점차 늘려 연 1400만t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호주 엔샴 광산(연간 생산량 500만t), 인도네시아 MPP 광산(300만t), 중국 완투고 광산(500만t)도 운영하고 있다.

석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도 회사 실적 개선에 ‘청신호’라는 평가다. 호주탄은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가격이 t당 48~51달러 수준이었지만 하반기 들어 상승곡선을 그린 데 이어 올 1분기엔 82달러를 기록했다. LG상사와 증권업계는 올해 가격이 80달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판토스 IPO 기대감 ‘솔솔’

LG상사가 지분 51%를 보유한 판토스도 주가 상승의 촉매 역할을 할 전망이다. 판토스는 연간 최대 해운 화물 18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항공화물 25만t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물류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데다 2500곳에 달하는 고객사 화물도 맡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LG상사가 시점은 불투명하지만 판토스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판토스는 구본무 LG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 상무(지분율 7.5%)를 비롯한 LG 오너가(家) 4세 지분이 19.9%에 달한다.

판토스가 증시에 입성하면 LG상사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CJ대한통운·한진의 12개월 선행 PER 평균은 16.13배다. 판토스의 지난해 순이익(457억원)을 물류업체 평균 PER을 적용해 산출한 몸값은 7371억원에 이른다. 올해와 내년 순이익이 500억~600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만큼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1조원까지 불어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