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Fed) 목표치인 2%를 5년 만에 돌파했다. Fed가 연내 보유자산 축소(매각)에 들어가면서 긴축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2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1% 올랐다.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다. PCE 물가지수는 Fed가 기준금리 결정 시 물가상승률의 기준으로 삼는 지표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1.8% 상승했다.

실업률이 지난해 5월 이후 5%를 밑돌면서 사실상 완전고용에 도달한 상태에서 물가마저 목표에 이르면서 Fed의 긴축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PCE 물가지수가 발표된 지난달 31일 “올해 말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Fed는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한 국채 등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제로금리 상황에서 채권 매입은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

지금까지는 채권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이를 재투자해 유동성을 유지했지만 이를 중단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더들리 총재는 “대차대조표 정상화가 시작되면 그 기간 중에는 단기금리 인상이 중단될 수 있다”며 점진적인 긴축을 강조했다. 또 “자산 축소는 소극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만기가 돌아온 채권 중 일부만 매각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사이에 대차대조표를 점진적이고 예측할 수 있게 축소하자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