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부산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일본으로 불러들인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 총영사를 4일 귀임시키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3일 외무성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외무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에 따라 다음달 9일 대선이 예정돼 있다”며 대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차기 정권 탄생에 대비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가미네 대사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차기 정권에 (위안부 합의 이행을) 계승해달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말했다.

일본은 부산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지난 1월9일 나가미네 대사와 모리모토 총영사를 일시 귀국 조치했다. 귀임 시기는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에 맞출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북한 핵 위협을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긴박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개국이 그 어느 때보다 협력과 연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것이 일본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일 양국은 그동안 고위급 대화 창구가 사라져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왔다.

도쿄=김동욱 특파원/박상익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