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벤처캐피털(VC) 등으로 구성된 신산업투자기구협의회가 국내 벤처기업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3일 VC업계에 따르면 이 협의회 소속 기관들은 최근 바이오벤처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 등 5개 기업에 약 5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르면 이달 투자를 마무리한다. 연내 투자 규모를 1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협의회 소속 기관들은 지난해에도 4개 기업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신산업투자기구협의회는 바이오·나노 융합산업에 투자하기 위해 2015년 출범한 투자 유관 기관 모임이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한국투자파트너스, 포스코기술투자 등 VC, 법무법인 등 19개 기관이 회원사다. 벤처투자 1세대 문주철 IBK캐피탈 부사장이 명예회장, 바이오 투자 전문가인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가 회장을 맡았다.

협의회는 유망한 바이오·나노 분야 벤처기업을 선정한 뒤 회원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연다. 일부 회원사가 이미 투자했거나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업체가 주로 선정된다. 한번 검증된 벤처기업을 다시 소개해주는 방식이어서 VC는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벤처기업은 더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와 함께 연 첫 투자설명회에서 5개 벤처기업이 소개됐다. 이 중 레고켐바이오(350억원), 에이비온(60억원), 유우일렉트로닉스(55억원), 제이크리에이션(45억원) 등 4개 기업이 약 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2월에도 한국바이오협회, 한국거래소와 함께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이 설명회에 참가한 8개 기업 중 5곳이 현재 500억원가량의 투자 유치를 벌이고 있다. 오는 5월 2차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