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인 서울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지난 1분기 전월세 거래 143건 중 71건이 월세로 거래됐다. 한경DB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인 서울 신천동 파크리오 아파트. 지난 1분기 전월세 거래 143건 중 71건이 월세로 거래됐다. 한경DB
서울에서 새 아파트일수록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입주한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60%를 넘었다. 월세 수요가 많은 소형 아파트 입주량이 늘고 있는 데다 새집 선호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서다.

새 아파트 10건 중 6건 ‘월세’

4일 부동산 투자자문사인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에서 월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전체 전월세 거래 2만4986건 중 월세는 34%(8495건)를 차지했다. 월세 비중이 작년 같은 기간(39.1%)보다 뚜렷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건축 연령별로 보면 새 아파트일수록 월세 비중이 높았다. 2000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29.5%였다. 2000~2009년 사이 준공된 아파트의 월세비중은 35%, 2010~2014년 지어진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43.1%로 높아졌다. 2015년 이후 입주한 아파트의 월세비중은 62.4%까지 커졌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는 지난 1분기 69가구가 월세로 거래됐다. 전세계약은 25건에 그쳤다. 2004년 입주한 인근 ‘옥수 강변 풍림아이원’은 월세거래가 3건, 전세거래가 7건이었다.

작년에 준공된 마포구 북아현동의 ‘e편한세상 신촌2단지’는 월세 16건, 전세 5건 등으로 월세거래가 더 많았다. 멀지 않은 ‘북아현동 두산’(1999년 준공)은 월세가 3건, 전세가 15건이었다.

서울의 월세 거래는 잠실권이 주도했다. 아파트 건축연도와 상관없이 올 들어 월세거래가 가장 많았던 아파트는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75건), 신천동 파크리오(71건), 잠실동 엘스(68건) 등이었다. 성동구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69건), 강남구 대치동 은마(59건) 등의 월세거래도 많았다.

대부분 2000년대 중·후반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신축된 새 아파트들이다. 단지 규모가 3000~6000가구로 커 월세계약뿐만 아니라 전세거래, 매매계약도 많은 게 공통점이다.
서울 새 아파트일수록 '월세가 대세'…월세 비중 60% 넘는 곳도
월세에 적합한 소형 주택 공급 늘어

월세로 거래된 아파트는 새집일수록 전용면적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전월세 계약을 맺은 아파트 중 2000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의 평균 크기는 전용면적 69.2㎡였다. 국내 주택경기 호황기였던 2000~2009년 준공된 아파트의 평균 면적은 전용 80.6㎡로 넓어졌다.

하지만 2010~2014년 사이 준공된 단지의 평균 전용면적은 56.7㎡로 줄었다. 2015~2017년 준공된 아파트의 평균 전용면적은 45㎡로 더 축소됐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주택다운사이징 영향으로 신축 아파트에서 소형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새집 선호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보증부 월세’ 등을 통해 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소형아파트가 월세시장에서 인기”라고 설명했다.

김혜현 알투코리아 이사는 “대부분 새아파트 공급을 도시정비사업에 의존하는 서울에선 재개발·재건축된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 월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서울 도심 지역이나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강남권 단지들, 역세권에 들어선 초소형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특히 높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