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상원이 4일(현지시간) 이른바 '피난처 주' 법안을 승인함으로써, 불법체류자(불체자) 단속을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피난처 주는 불체자 보호 도시와 같은 개념으로 주 차원에서 이민법 집행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한 것이다.

타임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상원 법안 54호'로 명명된 이 법안을 이날 표결에 부쳐 27대 12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는 상황에서 당론 투표가 반영된 결과다.

피난처 주 법원 통과로 캘리포니아주 법집행당국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나 국경세관보호국(CBP) 등 연방 기관들의 불체자 단속에 협력하지 않을 법적 근거가 생겼다.

이 법안은 주 자치 경찰 등 법집행기관이 이민법 집행을 위한 조사와 구금, 신고, 체포 등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체자 보호 도시에 대한 연방 재정지원을 중단키로 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주의 피난처 법안이 통과돼 향후 주 자치당국과 연방기관 간의 힘 겨루기가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을 입안한 케빈 드 레옹 주 상원의원은 "이 법안은 우리 공동체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캘리포니아는 재정지원을 끊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경찰 차를 살 돈을 얻어내기 위해 (연방 정부에) 굽실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