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만 많이 주면 좋다고?…건물의 미래가치 높일 '좋은 임차인'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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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리포트
'사드보복'에 썰렁해진 명동, 월세 감당 못해 공실 속출
유동인구 많더라도 '개성 없는 상권'엔 사람 안몰려
안정·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업종 선별해 임대해야
'사드보복'에 썰렁해진 명동, 월세 감당 못해 공실 속출
유동인구 많더라도 '개성 없는 상권'엔 사람 안몰려
안정·지속적으로 운영 가능한 업종 선별해 임대해야
서울 명동에 상가건물을 보유한 A씨는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다며 은행에 상담을 요청했다. 임차인이 월세를 낮춰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매출이 좋은 화장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 월세 걱정을 하지 않던 그였다. 그러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국내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임차인의 매출이 반토막 난 것이 원인이 됐다.
전통적으로 명동은 국내 최고 상권으로 꼽혔다. 다만 최근 3~4년 새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저가 화장품 가게들이 집중적으로 입점하면서 ‘화장품거리’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
명동 상권에만 200여개의 화장품 점포가 늘어서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싹쓸이 쇼핑에 나서 화장품 매출이 급증했고, 높은 임대료에도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명동에 입점하며 거리를 점령한 것이다.
상권의 형성과 변화는 자연스러운 이치다. 하지만 명동 상권이 화장품거리로 변해버린 건 안타까운 현실이다. 명동은 지금까지 공실이 발생하지 않는 상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화장품 점포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상권 내 업종이 다양화하지 않고 화장품가게로만 채워지면서 내국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판단된다.
이제 건물주들도 임차인을 찾는 데 부동산중개업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단순히 높은 임대료를 고집하지도 않는다. 얼마나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한 고객은 건물을 매입한 뒤 1층에 커피숍을 들였다.
당초 높은 월세를 제시한 개인 가맹점 커피숍을 임차인으로 고민하다가 월세가 무려 200만원이나 낮은 법인 직영 커피 브랜드와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임대료가 낮더라도 기업에서 운영하는 직영 브랜드가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상권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분석하는 건물주도 크게 늘고 있다. 자신이 보유한 건물이 어떤 상권에 있는지를 분석하고, 상권과 자신의 건물에 가장 적절한 임차인을 찾겠다는 취지다.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아 좋고 유동인구가 적다고 걱정하는 게 아니다. 최유효 활용이 가능한 임차인을 찾는 것이 자산(건물 혹은 상가)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유동인구 중 임차인이 겨냥하는 ‘타깃 유동인구’가 얼마인지, 해당 유동인구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시장에 유동인구가 많고, 청담동 명품거리에 유동인구가 적다고만 판단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시장에선 값싼 물건을 박리다매로 팔고, 명품거리에선 하루에 명품 한두 개만 팔아도 되는 것이다.
부동산 자산가들은 브랜드에 민감하다. 어떤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됐는지, 국내에 없던 해외 브랜드가 무엇이 들어왔는지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좋은 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건물에 입점할수록 부동산 자산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도 보유하기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상권과 유동인구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업종을 선별해 임대해야 한다. 이 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에 따라 미래 가치가 달라진다.
최성호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전통적으로 명동은 국내 최고 상권으로 꼽혔다. 다만 최근 3~4년 새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저가 화장품 가게들이 집중적으로 입점하면서 ‘화장품거리’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
명동 상권에만 200여개의 화장품 점포가 늘어서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싹쓸이 쇼핑에 나서 화장품 매출이 급증했고, 높은 임대료에도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명동에 입점하며 거리를 점령한 것이다.
상권의 형성과 변화는 자연스러운 이치다. 하지만 명동 상권이 화장품거리로 변해버린 건 안타까운 현실이다. 명동은 지금까지 공실이 발생하지 않는 상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하고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화장품 점포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상권 내 업종이 다양화하지 않고 화장품가게로만 채워지면서 내국인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판단된다.
이제 건물주들도 임차인을 찾는 데 부동산중개업소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벗고 나서고 있다. 단순히 높은 임대료를 고집하지도 않는다. 얼마나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임대료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최근 한 고객은 건물을 매입한 뒤 1층에 커피숍을 들였다.
당초 높은 월세를 제시한 개인 가맹점 커피숍을 임차인으로 고민하다가 월세가 무려 200만원이나 낮은 법인 직영 커피 브랜드와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임대료가 낮더라도 기업에서 운영하는 직영 브랜드가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상권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분석하는 건물주도 크게 늘고 있다. 자신이 보유한 건물이 어떤 상권에 있는지를 분석하고, 상권과 자신의 건물에 가장 적절한 임차인을 찾겠다는 취지다.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아 좋고 유동인구가 적다고 걱정하는 게 아니다. 최유효 활용이 가능한 임차인을 찾는 것이 자산(건물 혹은 상가)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유동인구 중 임차인이 겨냥하는 ‘타깃 유동인구’가 얼마인지, 해당 유동인구가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시장에 유동인구가 많고, 청담동 명품거리에 유동인구가 적다고만 판단할 수 없는 이유와 같다. 시장에선 값싼 물건을 박리다매로 팔고, 명품거리에선 하루에 명품 한두 개만 팔아도 되는 것이다.
부동산 자산가들은 브랜드에 민감하다. 어떤 새로운 브랜드가 출시됐는지, 국내에 없던 해외 브랜드가 무엇이 들어왔는지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 좋은 브랜드를 가진 업체가 건물에 입점할수록 부동산 자산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도 보유하기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상권과 유동인구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업종을 선별해 임대해야 한다. 이 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하느냐에 따라 미래 가치가 달라진다.
최성호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