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리튬1차전지 분야에서 지금은 프랑스 이스라엘 기업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3위지만 2020년에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1위로 올라서고 그 이후 2위 기업과 격차를 벌려 업계에서 확고한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입니다.”

충남 예산의 비츠로셀 본사에서 만난 장승국 대표(55)는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그는 갖가지 전지를 보여주며 “우리만큼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한 기업이 없다”며 “생산라인이 거의 자동화돼 있고 수직계열화돼 있어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우수기술연구센터(ATC)협회 회원사인 이 회사에 들어서면 작은 알약 크기의 전지에서 커다란 원통형 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다. 리튬1차전지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이 전지는 기존의 알카라인전지나 망간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와 전압이 높은 강점이 있다. 기존 건전지가 1.5V인 데 비해 리튬1차전지는 대개 3.6V다. 오래 보관해도 방전이 적고, 사용할 수 있는 온도 범위가 넓은 데다 가볍다. 리튬은 금속 중 가장 가벼워 물에 뜬다. 공장 안의 주요 공정은 방진복을 입고 작업한다. 리튬이 수분과 닿으면 격렬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드라이룸으로 설계돼 있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가 예산 공장에서 리튬1차전지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 예산=김낙훈 기자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가 예산 공장에서 리튬1차전지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 예산=김낙훈 기자
장 대표는 “리튬1차전지는 스마트그리드, 방위산업, 석유시추 장비, 각종 무선 의료기기, 해양기기, 소방·안전장비에서 사물인터넷(IoT)에 이르기까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우리는 특히 모바일 에너지 솔루션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전방산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튬1차전지 강자' 비츠로셀 "의료·IoT용 리튬전지 공급…3년내 세계 1위 목표"
제품 다각화와 사용처 확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6회계연도(2015년 7월~2016년 6월)의 매출은 910억원,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전 회계연도보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9% 증가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장 대표는 “해외시장 매출 증가율이 최근 6년 동안 연평균 24%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원과 기술영업직을 포함한 7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11년 전에 이미 연구소 인력으로 기술영업팀을 조직해 영업·마케팅팀과 더불어 24시간 전 세계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창업 30년을 맞는 이 회사는 오랫동안 군수용 제품만 만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우그룹에 공채로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장 대표는 32세의 젊은 나이에 대우전자 베네룩스 3국 판매법인 대표에 발탁될 만큼 기획, 관리, 해외영업, 마케팅, 구매 등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2006년 비츠로셀에 합류한 뒤 2008년 대표에 취임해 신기술 개발, 생산품목 다각화, 품질 안정화, 해외 및 국내시장 다변화에 주력했다. 무전기 등에 들어가는 군용 배터리 일변도에서 탈피, 전기·가스·수도계량기 및 원격검침기 등 스마트그리드로 제품 다각화를 주도했다. 1년에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해외시장 개척, 신기술 추이 분석, 전략적 제휴 등에 공을 들여왔다.

장 대표는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해외에서 일궈낼 정도가 됐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는 현재 점유율 2위 수준이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1위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