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설비 부품소재 국산화…미국 GE·일본 도시바에 공급
2015년에는 금탑산업훈장
100억 들인 신공장 완공…우주항공·미래자동차 소재 개발
안장홍 대표는 “소재 분야에서 독립하지 못하면 국내 산업이 제대로 설 수 없다”는 판단에서 대학 졸업 후 1977년 한국정밀주조공업사(KPC)를 설립했다. 창업하자마자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티타늄 등 특수합금 소재부품 생산에 도전했다.
내식용 티타늄과 고청정 합금 잉곳(금속덩이), 화력발전소용 내열합금 등도 잇따라 국산화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중소기업이 만든 국산 소재는 못 믿겠다’며 구매를 꺼렸다. 안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품질인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도시바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납품에 성공하자 국내 기업들의 시각도 바뀌었다. 발전설비사를 시작으로 납품 물꼬가 트였다. 1987년 수출 1백만불탑을 수상한 이 회사는 2010년 소재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KPCM을 분리했다.
안 대표는 발전소용 티타늄 터빈브레이크 등 핵심부품 국산화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안 대표는 “티타늄 잉곳을 생산할 수 있는 진공 용해로와 정련로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PCM은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대기업에 의존해 성장하기보다는 다양한 산업의 핵심제품 국산화에 집중하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양플랜트·발전 분야 경기침체로 매출이 정체하고 있지만 거래처는 2010년 150개에서 올해 300개로 7년간 두 배로 증가했다. 직원도 215명에서 237명으로 늘어나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10년 전부터는 사장회의를 없앤 대신 전문컨설턴트를 초빙해 현장에서 혁신 활동을 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투자로 지난해 국내 인공위성 발사체 소재 개발에 참여했고 첫 수출에 성공하는 성과도 얻었다. 글로벌 항공기 제작사의 소재공급사 등록도 추진 중이다. 의료 분야에선 정부의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WPM) 사업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창업 이후 4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고, 한 명의 인원 감축도 없었다. 전 직원의 50%가 1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다.
안 대표는 “일본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소재산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지난해 4대 경량소재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한 티타늄,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의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 전략을 마련한 만큼 적극적인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