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뺐다더니…몸무게 더 늘어난 BMW 5시리즈
BMW가 지난 2월 국내에 출시한 신형 5시리즈(사진)를 두고 ‘체중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BMW가 “신형 7세대 5시리즈는 기존 6세대 차량보다 무게를 최대 115㎏ 줄여 연비와 주행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밝혔지만 정부 공인 무게는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BMW 520d(디젤)의 경우 6세대는 무게가 1630㎏이었지만 7세대는 1710㎏으로 80㎏ 늘어났다. 차량이 무거워지면서 연비는 나빠졌다. 6세대 연비는 L당 16.1㎞인 데 비해 7세대는 연비가 14.0㎞/L로 더 떨어졌다. 가솔린 모델(530i)도 무게는 늘고 연비는 나빠졌다. 수입차 블로그나 게시판에는 “BMW가 한국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BMW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무게가 늘어난 것은 고급 옵션인 M스포츠패키지를 전 차종에 기본으로 장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스포츠패키지는 주행 성능을 높여주는 옵션이다. 이 옵션을 달면 전면부 대형 공기흡입구, 합금 휠 등이 추가돼 차량 무게가 80㎏ 정도 늘어난다. M스포츠패키지 가격은 600만~1000만원가량이다. BMW코리아는 신형 5시리즈에 이 옵션을 기본으로 달았다. 주행 성능을 끌어올려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가격은 이전 모델과 비슷하게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BMW가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M스포츠패키지가 기본 사양이어서 차량 무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 처음보다 “무게를 줄였다”는 식의 홍보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