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시드릴 충격'에 연일 약세
세계 2위 시추업체인 노르웨이 회사 시드릴의 파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 회사에서 드릴십 2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 주가가 연일 약세다.

삼성중공업은 6일 50원(0.47%) 떨어진 1만5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도 장중 2% 넘게 빠지기도 했다.

저유가로 해양시추 업황이 나빠지면서 시드릴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시드릴은 채권단과 채무 만기 연장 등을 협의하고 있다. 시드릴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건조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인도일자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릴십은 해상플랜트 설치가 불가능한 심해 지역에서 원유를 찾아내는 선박 형태의 시추설비다.

액화천연가스(LNG)선을 비롯해 올해 수주 증가 기대로 지난달 1만2000원까지 올랐던 삼성중공업 주가는 ‘시드릴 충격’에 최근 4거래일간 6% 넘게 빠졌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중공업 주식을 16억원, 기관은 133억원어치 팔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낸 그리스 시추선사 오션리그에서도 드릴십 3척을 수주했지만 인도가 연기된 상태다.

시추선사가 선박 인수를 못하면 리세일(다른 선주를 찾아 배를 매각) 시장에서 팔아야 하지만 드릴십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이마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상위 5개 시추선사의 드릴십 가동률이 70% 수준(200척 중 140척)인 데다 내년까지 용선이 끝나는 시추선이 60척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드릴십 가동률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 인도 지연이나 취소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