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6일 오전 11시8분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이 회사채 투자를 잠정 중단하면서 단기 채권만 ‘흥행’에 성공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회사채시장 단기물만 '흥행'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일시멘트가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275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8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인 3년물에 2550억원이 몰렸지만 400억원 규모로 발행 예정인 5년물에는 200억원만 들어왔다.

IB업계는 애초 한일시멘트가 탄탄한 재무구조를 내세워 무난히 기관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2016억원인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476억원에 달한다. 현대시멘트 인수 절차가 끝나면 국내 시멘트 시장 점유율 1위(26%)로 올라설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채무재조정 문제로 지난달 말부터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회사채 투자가 잠정 중단되자 다른 기관들도 중장기 회사채 투자를 꺼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다.

우량등급인 롯데푸드(AA)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회사가 전날 1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총 200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5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인 3년물에는 1400억원이 몰렸지만 같은 규모로 발행할 계획인 5년물에는 600억원만 들어왔다. 모집금액은 모두 채웠지만 5년물 수요는 시장 예상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롯데푸드의 지난해 매출은 1조7624억원으로 전년보다 3.3%, 영업이익은 798억원으로 15.3% 늘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