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효서 소설집 '아닌 계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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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문화마당
올해 등단 30년을 맞은 구효서 작가(60)가 아홉 번째 단편소설집 《아닌 계절》(문학동네)을 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예지 등을 통해 발표한 단편소설 8편을 묶었다.
수록된 작품들에는 기괴한 유머,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 등이 반복해서 나온다. 수록작 ‘세한도’에는 선짓국집에서 ‘디젤 냄새’를 맡는 여자가 나온다. 팔뚝에 글씨를 새기던 선짓국집 남자가 어느 날 실종된다. 여자는 경찰 조사를 받지만 남자의 행방을 알려줄 단서는 없다. 작가는 동네 골목길의 낙서들을 세밀하게 묘사하지만 이 낙서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바람이 불고 추웠다. 몹시 추웠다. 세상에 분명한 건 그것뿐이었다.”
책에는 해설 대신 화가 안경수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실렸다. “세상은 우리가 보고 듣는 것처럼 생기지 않았겠지요. 우리는 고작 가시와 가청 범위 안의 것만 보고 들으니까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알기에는 우리의 오관은 터무니없이 제한적이고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영원히 세상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유한 존재인 인간의 숙명이겠지요.”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수록된 작품들에는 기괴한 유머,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 등이 반복해서 나온다. 수록작 ‘세한도’에는 선짓국집에서 ‘디젤 냄새’를 맡는 여자가 나온다. 팔뚝에 글씨를 새기던 선짓국집 남자가 어느 날 실종된다. 여자는 경찰 조사를 받지만 남자의 행방을 알려줄 단서는 없다. 작가는 동네 골목길의 낙서들을 세밀하게 묘사하지만 이 낙서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바람이 불고 추웠다. 몹시 추웠다. 세상에 분명한 건 그것뿐이었다.”
책에는 해설 대신 화가 안경수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실렸다. “세상은 우리가 보고 듣는 것처럼 생기지 않았겠지요. 우리는 고작 가시와 가청 범위 안의 것만 보고 들으니까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알기에는 우리의 오관은 터무니없이 제한적이고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영원히 세상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유한 존재인 인간의 숙명이겠지요.”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