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달부터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고령인구 비율이 지난 2월 13.7%로 높아졌는데, 매달 0.1%포인트씩 상승하고 있어 고령사회 진입시기가 예상보다 1년 빨라지게 됐다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오르고 저출산은 더욱 악화된 결과다. 2022년으로 예상했던 건강보험 적자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지고,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이미 밑 빠진 독이 됐다고 한다.

새삼 고령화 쇼크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고령인구 20% 이상) 진입시기도 예상보다 2년 앞당겨진 2024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2050년이면 38.2%로 세계 최고령국이 된다. 피할 수 없는 미래다.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노인기준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이제는 본격 공론화할 때가 됐다. 대한노인회가 노인기준 단계적 상향(65→70세)을 제안했고 정부도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사회적 논의의 물꼬를 트기로 한 지금이 적기다.

노인기준 65세는 유엔이 정한 국제기준이다. 하지만 그 유래가 1889년 독일 비스마르크 시절이다. 당시 독일인 평균수명은 고작 49세였다. 평균수명이 80세를 웃도는 지금은 맞지 않는 옷이다. 요즘 실버세대는 등산로를 가득 메울 만큼 건강하다.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는 “인생 전성기가 65~75세”라고 강조할 정도다. 그런데도 65세만 되면 복지대상으로 한정해 노인들도 위축되는 게 현실이다.

물론 노인기준 조정에 앞서 따져볼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각종 노인복지와 연금 지급연령, 정년 등과도 맞물려 있다.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아 정치권은 ‘뜨거운 감자’로 여길 뿐 소극적이다. 하지만 노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스스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70세 이상이란 응답자가 78%다. 일본은 노인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방안에 착수했고, 독일은 2029년까지 67세로 높인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걱정할 게 아니라 건강하고 경험·연륜까지 갖춘 고령인력 활용을 모색할 때다. 실버세대를 노인이란 틀에 가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