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6일 오후 5시46분

한화생명이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30년 만기 영구채 5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5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채권 발행 실무를 맡았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하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만기 연장이 가능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대신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받거나 경영 개선 권고 또는 명령 등 적기시정 조치를 받으면 채권 이자 지급이 중단된다.

기관의 관심을 이끌어낸 요인은 높은 금리였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수요예측을 앞두고 기관투자가에 연 4.4~4.9%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이 채권과 신용등급이 같은 5년 만기 ‘AA’ 회사채의 평균 금리보다 3%포인트가량 높다. 만기가 30년이지만 채권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걸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5년 만기의 고금리 회사채라는 평가다.

한화생명은 이번 영구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성공,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높이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198.7%인 RBC 비율이 212.6%로 상승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021년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니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 시행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에 RBC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발행에 성공하면서 자본 확충이 필요한 다른 보험사도 영구채 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