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2040 우위'…안철수 '50대 이상 우세'…세대대결로 가나
한 달 남짓 남은 대통령선거가 연령별 지지층이 결집하는 이른바 ‘세대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헌정 사상 첫 현역 대통령 탄핵 및 구속 등 영향으로 보수후보의 존재감이 옅어진 가운데 이번 대선은 진영 지역 간 표심 향배가 아니라 ‘세대결집’이 승부의 키를 쥐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발표한 한국갤럽 4월 첫째주 조사에서 세대별로 선호후보가 극명하게 갈렸다.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체제로 재편된 선거구도는 두 후보에 대한 세대별 ‘힘겨루기’가 원인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4∼6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38%와 35% 지지율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7%,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각각 4%와 3%를 기록했다.

5자구도의 대선 대진표가 확정된 뒤 세대별 결집현상은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문 후보는 20~40대에서, 안 후보는 50대 이후 연령층의 압도적 지지를 기반으로 양강구도를 굳혀가는 모양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주당 경선에서 패한 뒤 두 후보에 대한 연령별 ‘쏠림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문 후보는 이번 갤럽조사에서 만 19~29세에서 48%, 30대에서 59%, 40대에서 48%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갤럽의 직전 조사에서 나타난 40대까지 지지율(40%, 44%, 42%)보다 4~15%포인트까지 높아진 것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의 동일 연령대 지지층을 흡수한 덕분이다.

50대 표심은 안 후보에게 쏠리고 있다. 안 후보는 50대에서 48%, 60대 이상에서 47%의 지지를 받았다. 같은 연령대의 직전 지지율(25%, 27%)보다 20~23%포인트 수직상승했다.

지지율 3위인 홍 후보도 연령별 지지율이 ‘극과 극’이다. 홍 후보는 문 후보의 열렬지지층인 20~40대에서 1~2%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홍 후보의 지지율은 50대에서 8%로, 60대 이상에서는 20%까지 뛰어올라 문 후보(16%)를 앞지르기도 했다. 한 여론분석 전문가는 “대통령 구속과 보수후보의 존재감 미약 등으로 과거 어느 선거 때보다 연령별 선호후보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세대별 투표율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유권자의 40.7%(현재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통계기준) 비중을 차지하는 40, 50대의 투표율 및 표심 향배가 판세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 스윙보터(상황과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유권자층) 역할을 해온 40대가 누구를 선택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