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구도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보수 진영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지지율 합계는 15%를 넘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내에선 단순히 선거 패배 수준을 뛰어넘는 ‘보수 궤멸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애초 각 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지지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보수 진영의 기대와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각 당 후보 확정 이후 보수 지지층이 안 후보 쪽으로 이탈하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은 38% 대 35%로 지난주보다 각각 7%포인트, 16%포인트 상승한 반면 홍 후보와 유 후보 지지율은 각각 3%포인트,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홍 후보(7%)와 유 후보(4%) 지지율 합계는 11%에 불과하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보수 텃밭이던 영남 지역에서조차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 같은 ‘야야 후보’ 독주 구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현재 상황에선 한국당과 바른정당 모두 연대 없이 독자적으로 반전 기회를 찾긴 힘들 것”이라며 “보수 진영이 역대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는 굴욕적인 선거 결과를 받아볼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보수층 표심을 돌리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