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신세계 시흥 아울렛 첫 주말 가보니…"고생한게 억울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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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람과 벚꽃의 향취로 봄을 느낄 수 있었던 지난 8일 토요일. 신세계그룹이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새롭게 문을 연 '신세계 시흥 아울렛'을 찾았다.
스페인 고급 휴양지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는 이 아울렛은 부지 면적 14만7000m2(약 4만5000평), 영업 면적 4만2000m2에 달하는 대규모 쇼핑몰이다. 미샤, 마이클코어스, 아르마니 등 국내외 220여개 유명 브랜드도 입점했다.
그외 아동 전문관, 생활관이 별도로 있고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펫 파크, 야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가든 등이 있다. 신세계는 쇼핑 뿐 아니라 휴식과 놀이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시흥 아울렛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 주차장 들어가는데만 '최소' 1시간
부푼 기대를 안고 시흥 아울렛으로 들어가는 길, 하지만 주차장을 2km 정도 남겨둔 지점부터 고난은 시작됐다.
신세계 시흥 아울렛이 들어선 곳은 반경 30km 내에 1200만 인구가 거주하고 경인고속도로를 포함해 5개 고속도로가 지난다. 배곧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라 각종 공사 차량도 쉴새없이 드나든다.
가뜩이나 교통량이 많은 곳에 주말을 맞아 아울렛을 찾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대는 거의 마비 상태였다.
아울렛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1개 차선에 불과해 주차장인지 도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어떻게든 끼어들려는 차와 이미 지칠대로 지쳐 절대로 양보해주지 않겠다는 차가 겹치면서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려댄다.
1시간 이상 걸려 주차장 쪽으로 진입했지만 그곳은 이미 포화상태. 신세계 측은 인근 임시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한다며 차량들을 유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차장은 한 번에 2700여대를 주차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몰릴 경우에는 임시 주차장을 쓸 수 밖에 없다"며 "관계 기관과 협의해 주차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 40여분 걸려 도착한 임시 주차장은 공사 자재와 쓰레기가 한데 뒤얽혀 있는 공터였다. 곳곳에 깊게 패인 웅덩이와 그 웅덩이에서 뱉어낸 흙이 어지러이 쌓여있다.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곳 바로 옆에는 버젓이 '위험 접근금지'라는 표가 붙어있지만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임시 주차장에도 차를 대지 못한 사람들은 10여분 떨어진 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에 마구잡이로 주차를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아울렛까지는 걸어서 20여분이지만 돌아가지 않는 한 방법이 없는터라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유모차를 끌고 먼 길을 가야 한다.
한 30대 남성은 "주차하느라 고생한 게 억울해서 반드시 뭐라도 사가지고 가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이와 함께 온 30대 후반 한 여성은 "주말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왔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공사장에 온 건지 아울렛에 온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식사도 기다림…나이키 매장 앞 긴 줄
주차 지옥에서 빠져나와 드디어 아울렛으로 진입하니 쇼핑은 둘째, 일단 허기를 채우는게 급선무였다.
신세계 시흥 아울렛 안에는 봉피양·화니·문배동 육칼(한식), 속초중앙시장해물짬뽕(중식), 시마스시(일식), 아이엠어버거·몬스터브레드(양식) 등 유명 맛집들이 입점했다.
20~30대 젊은층이 선호할 만한 음식들이지만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아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이 거의 없다. 대부분 면 종류인데다 맵거나 짠 음식들이 많다.
가격대도 비싼 편이다. 작은 사이즈 냉면에 양념 갈비 약간이 곁들여 나오는 '냉면세트'는 1인 기준 2만8000원. 보통 성인 2인이 오면 점심 값으로 5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맛집이 한 장소에 푸드코트처럼 몰려 있어서 주말에는 밥을 먹는데도 1시간~1시간 30분 가량걸린다. 자리 확보 20분, 주문 대기 20분, 음식 기다리는 데 20분, 기다림의 연속이다.
20대 여성 두 명은 "점심 먹기 진짜 힘들다"며 "피자 먹으려고 1시간 기다리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푸드코트 내에 위생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정신없이 바쁘지만 고객들이 알아서 테이블을 닦고 정리해주니 그나마 낫다"며 "화장실도 이중 삼중으로 줄을 설 정도"라고 말했다. 급하게 배를 채우고 본격적인 쇼핑에 돌입했다. 신세계 시흥 아울렛에는 국내 브랜드와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주로 입점했다.
200여개 넘는 브랜드가 있지만 버버리, 페라가모, 구찌, 발렌시아가 등 해외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빠졌다. 신세계 여주 아울렛이나 롯데 파주 아울렛과 비교하면 명품 쇼핑에 있어서는 아쉬운 편이다.
아울렛의 경우 일부 명품 매장에서 줄을 서는데 반해 시흥 아울렛에서는 '나이키'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조병하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이곳을 수도권 서남부 대표적인 쇼핑, 관광, 문화 명소로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잠깐- 신세계 시흥 아울렛 3층에는 대형 서점인 '북스리브로'와 커피숍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다. 서점과 까페가 융합한 형태로, 매장이 넓고 깔끔한데다 보유하고 있는 책도 많아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누구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매장 바깥 쪽 옆에는 개인 사업자들이 물건을 가지고 와 판매하는 공간이 있어 특색있는 물건을 좋은 가격에 득템할 수도 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스페인 고급 휴양지로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는 이 아울렛은 부지 면적 14만7000m2(약 4만5000평), 영업 면적 4만2000m2에 달하는 대규모 쇼핑몰이다. 미샤, 마이클코어스, 아르마니 등 국내외 220여개 유명 브랜드도 입점했다.
그외 아동 전문관, 생활관이 별도로 있고 반려견과 산책할 수 있는 펫 파크, 야외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가든 등이 있다. 신세계는 쇼핑 뿐 아니라 휴식과 놀이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시흥 아울렛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 주차장 들어가는데만 '최소' 1시간
부푼 기대를 안고 시흥 아울렛으로 들어가는 길, 하지만 주차장을 2km 정도 남겨둔 지점부터 고난은 시작됐다.
신세계 시흥 아울렛이 들어선 곳은 반경 30km 내에 1200만 인구가 거주하고 경인고속도로를 포함해 5개 고속도로가 지난다. 배곧신도시 건설이 한창이라 각종 공사 차량도 쉴새없이 드나든다.
가뜩이나 교통량이 많은 곳에 주말을 맞아 아울렛을 찾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대는 거의 마비 상태였다.
아울렛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1개 차선에 불과해 주차장인지 도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어떻게든 끼어들려는 차와 이미 지칠대로 지쳐 절대로 양보해주지 않겠다는 차가 겹치면서 여기저기서 경적이 울려댄다.
1시간 이상 걸려 주차장 쪽으로 진입했지만 그곳은 이미 포화상태. 신세계 측은 인근 임시 주차장에 차를 대야 한다며 차량들을 유도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차장은 한 번에 2700여대를 주차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몰릴 경우에는 임시 주차장을 쓸 수 밖에 없다"며 "관계 기관과 협의해 주차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시 40여분 걸려 도착한 임시 주차장은 공사 자재와 쓰레기가 한데 뒤얽혀 있는 공터였다. 곳곳에 깊게 패인 웅덩이와 그 웅덩이에서 뱉어낸 흙이 어지러이 쌓여있다.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곳 바로 옆에는 버젓이 '위험 접근금지'라는 표가 붙어있지만 아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임시 주차장에도 차를 대지 못한 사람들은 10여분 떨어진 아파트 공사 현장 인근에 마구잡이로 주차를 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아울렛까지는 걸어서 20여분이지만 돌아가지 않는 한 방법이 없는터라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도 유모차를 끌고 먼 길을 가야 한다.
한 30대 남성은 "주차하느라 고생한 게 억울해서 반드시 뭐라도 사가지고 가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아이와 함께 온 30대 후반 한 여성은 "주말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왔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공사장에 온 건지 아울렛에 온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식사도 기다림…나이키 매장 앞 긴 줄
주차 지옥에서 빠져나와 드디어 아울렛으로 진입하니 쇼핑은 둘째, 일단 허기를 채우는게 급선무였다.
신세계 시흥 아울렛 안에는 봉피양·화니·문배동 육칼(한식), 속초중앙시장해물짬뽕(중식), 시마스시(일식), 아이엠어버거·몬스터브레드(양식) 등 유명 맛집들이 입점했다.
20~30대 젊은층이 선호할 만한 음식들이지만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아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이 거의 없다. 대부분 면 종류인데다 맵거나 짠 음식들이 많다.
가격대도 비싼 편이다. 작은 사이즈 냉면에 양념 갈비 약간이 곁들여 나오는 '냉면세트'는 1인 기준 2만8000원. 보통 성인 2인이 오면 점심 값으로 5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맛집이 한 장소에 푸드코트처럼 몰려 있어서 주말에는 밥을 먹는데도 1시간~1시간 30분 가량걸린다. 자리 확보 20분, 주문 대기 20분, 음식 기다리는 데 20분, 기다림의 연속이다.
20대 여성 두 명은 "점심 먹기 진짜 힘들다"며 "피자 먹으려고 1시간 기다리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푸드코트 내에 위생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정신없이 바쁘지만 고객들이 알아서 테이블을 닦고 정리해주니 그나마 낫다"며 "화장실도 이중 삼중으로 줄을 설 정도"라고 말했다. 급하게 배를 채우고 본격적인 쇼핑에 돌입했다. 신세계 시흥 아울렛에는 국내 브랜드와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주로 입점했다.
200여개 넘는 브랜드가 있지만 버버리, 페라가모, 구찌, 발렌시아가 등 해외 명품 브랜드는 대부분 빠졌다. 신세계 여주 아울렛이나 롯데 파주 아울렛과 비교하면 명품 쇼핑에 있어서는 아쉬운 편이다.
아울렛의 경우 일부 명품 매장에서 줄을 서는데 반해 시흥 아울렛에서는 '나이키' 매장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조병하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이곳을 수도권 서남부 대표적인 쇼핑, 관광, 문화 명소로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 잠깐- 신세계 시흥 아울렛 3층에는 대형 서점인 '북스리브로'와 커피숍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다. 서점과 까페가 융합한 형태로, 매장이 넓고 깔끔한데다 보유하고 있는 책도 많아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누구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매장 바깥 쪽 옆에는 개인 사업자들이 물건을 가지고 와 판매하는 공간이 있어 특색있는 물건을 좋은 가격에 득템할 수도 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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