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계가 없습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북한 미사일 발사 (사진과 기사 내용은 관계가 없습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트럼프는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은 문젯거리를 찾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이 돕기로 한다면 정말 훌륭한 일이 될 것이며, 만약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거래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적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며 '독자 행동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이처럼 강하게 압박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그는 지난 2일 파이낸설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흘 뒤에는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플로리다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독자 행동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틸러슨 장관도 7일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 회견에서 "북한 문제가 중국으로서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어떤 것이라면 우리는 우리 나름의 코스를 갈 것이고 그럴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위터 발' 중국 압박은 시 주석과의 첫 회담에서 북핵 해법 도출이 사실상 불발에 그친 뒤 나온 것이어서 일종의 '최후통첩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두 정상의 회담은 북핵 해결 의지가 담긴 공동성명 발표는 물론 공동회견조차 못 한 가운데 맥없이 종료됐다.

6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 시 주석과 한 담판이 사실상 무위로 돌아가자, '승부사'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제 중국이 없는 대북해법, 즉 김정은을 직접 옥죄는 방식을 본격 모색하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을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라라고 휴양지로 불러놓고 화확무기를 사용한 시리아를 때린 것은 북한이 6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도발을 감행할 경우 '시리아식' 대처를 예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 직후 지난 8일 싱가포르에 배치된 미 해군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을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으로 이동시켜 재배치 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미 해군은 '바다 위 군사기지'로 불리는 칼빈슨함을 한미훈련이 아닌 시기에 이례적으로 다시 한반도로 향하게 한 것은 북한의 도박 억제 목적이라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을 앞두고 우상화 축제에 들뜬 북한의 핵실험 등 대형 도발 가능성에 강한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다.

NBC방송이 최근 미 국가안보회의(NSC)가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 김정은 암살, 한미 특수부대 침투를 통한 인프라 파괴 등의 선택지를 내놓은 것 역시 미 독자 행동의 가능성을 급고조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과의 무역 거래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여지를 둠으로써 중국의 대북 역할론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님을 드러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오는 15일 방한에서 북한의 도발 움직임과 중국의 역할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