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그렇게 모호하니 중국에 놀아나"
홍준표·유승민의 안보관 집중 공격에
안철수 "상황 바뀌면 대응도 달라져야"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준비한다면 미국에 중단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선제 타격이 이뤄진다면 국토 수복 작전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선제 타격을 한다면 모든 군사적 준비를 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미·중 정상과 통화하고 특사를 파견하겠다”고 했다.
◆북한 선제 타격론에 입장 갈려
문 후보는 ‘미국이 북한에 군사 타격을 가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공통 질문에 “먼저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 동의 없는 일방적 선제 타격은 안 된다’고 확실히 알려 선제 공격을 보류시키겠다”고 답했다. 이어 “전군에 비상명령을 내리고 국가비상체제를 가동하겠다. 북한에 선제 타격 빌미가 되는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그 과정에서 중국과도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타격 시 대응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최우선으로 미국·중국 정상과 통화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와튼스쿨 동문이기도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은 도발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군사대응 태세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우선 미국과 협의해서 선제 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선제 타격이 이뤄지면 전군에 비상태세를 내리고 전투준비를 하겠다. 국토 수호작전에 즉각 돌입한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선제 타격은 북한이 우리에게 공격할 징후가 임박할 때 하는 예방적·자위권적 조치”라며 “한·미 간 충분한 합의 아래 모든 군사적 준비를 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먼저 대통령 특별담화를 하겠다”며 “다음으론 미국 정상과 통화한 뒤 국민의 안전을 위한 비상조치를 취하겠다. 정부를 비상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사드 ‘말 바꾸기’ 文·安에 공세
문 후보는 사드 배치 문제를 차기 정부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이에 유 후보는 “문 후보가 처음에 (사드 배치에) 반대하지 않았느냐. 그런 모호한 태도를 보이니 우리가 중국에 놀아나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내부에서 충분한 동의가 없었던 졸속 결정이라 비판했다”며 “그러다 이제는 다음 정부로 미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유 후보는 “문 후보가 북한이 핵 도발을 강행하면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까지는 반대하다가 선거를 앞두고 6차 핵실험을 하면 (사드 배치에) 찬성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공세를 폈다. 문 후보는 “박근혜 정부가 북핵 폐기 노력을 제대로 못 했지 않았느냐. 전 해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당선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했다가 취소했다”고 안보관을 공격했다. 문 후보는 “만약에 핵을 폐기할 수 있다고 하면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느냐”고 역공을 폈다.
범보수 진영인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최근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로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 후보를 향해 ‘안보 말 바꾸기’ 의혹을 제기하며 그의 안보관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유 후보는 안 후보에게 “국민의당은 당론으로 사드에 반대했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인지 묻고 싶다”고 몰아세웠다. 유 후보는 “(안 후보가)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마당에 안보 문제와 관련한 견해를 바꿨다”며 “호남의 표를 얻어 당내 경선에서 이긴 뒤 보수 진영 표를 얻으려는 정략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모든 정책에 공과 과가 있어 잘된 점은 계승하고 잘못된 점은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사드 배치 문제도 상황이 바뀌면 그에 따른 대응도 바뀌는 게 당연하다”고 맞받았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