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상대방을 원색적으로 공격하는 등 거친 공방을 벌였다.

“10분이면 문재인 후보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장담해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선공을 날렸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640만달러를 받을 때 몰랐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몰랐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그러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욕하면 안 되지 않나. 최순실은 밖에 있었는데, (문 후보는) 붙어 있었으면서 몰랐다고 하면 면책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홍 후보는 또 “노무현 정부에서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의 1150억원 빚을 탕감해줬다”며 “문 후보가 민정수석비서관을 할 때인데 그 빚을 탕감하면서 청와대의 승낙을 받지 않았겠느냐”고 따졌다. 문 후보는 “새누리당은 그럴지 몰라도 노무현 정부에선 법원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주적(主敵) 논란’도 벌어졌다. 홍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향해 “유 후보는 2012년 대선 때 이정희 의원을 보는 기분이다. 지금 주적은 문 후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문 후보는 “저는 뼛속까지 서민인데 왜 주적이냐”고 따졌다. 홍 후보는 “친북좌파이기 때문에”라며 크게 웃은 뒤 “당선되면 제일 먼저 북한을 찾아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주적”이라고 공격했다.

홍 후보는 재판과 관련해 집중 공격을 받았다. 유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법원에 재판받으러 가야 하지 않느냐”고 직격탄을 날리자, 홍 후보는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저도 감옥에 가겠다”고 응수했다. 이어 유 후보가 “아까 홍 후보가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린다고 했는데, 홍 후보도 세탁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하자, 홍 후보는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받아쳤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고장난 세탁기가 아니었느냐”고 거들자 홍 후보는 “삼성 세탁기”라고 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에게 “유 후보를 두고 ‘강남 좌파’라고 한다”고 역공을 펴자, 유 후보는 “저는 강남 좌파라는 의견에 동의 안 한다”고 반박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