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의 청춘극장] 1000만원의 기적…학교 대신 '떡'에 모든 걸 건 19살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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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 후 3년간 '애기떡' 연구 매진
1달간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 1147% 달성
1달간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 1147% 달성

"친오빠가 하던 떡볶이집, 샘이 많이 났어요. 오빠가 떡볶이집 운영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이건 기회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서 찾지 못했던 열정을 여기에서 찾았어요. 벌써 시작한 지 3년이나 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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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군아떡볶이는 부모의 치킨집 한 편에 자리한 작은 동네 가게지만 실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업체 와디즈를 통해 이달 9일까지 최근 한 달간 1100만 원어치를 팔았다.
"3년 전 처음 떡볶이집을 이어받았을 때는 중3이었어요. 솔직히 공부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어요. 잘하지도 못했고요(웃음). 여기에 모든 걸 다 걸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만 졸업하고 고등학교엔 진학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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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년간 매달린 결과 홍군아 떡볶이의 대표 메뉴 '애기떡'이 탄생했다. 애기떡은 쌀로 만들었지만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국산 햅쌀을 사용했다. 여러 품종의 쌀로 만들어본 결과 가장 맛있는 쌀 품종을 선택했다.
"사람들은 쌀떡보다 부드러운 밀떡을 좋아하거든요. 애기떡은 쌀로 만들었지만 밀떡보다 더 쫄깃하고 부드럽습니다. 부모님이 치킨을 만들 때 사용하는 발효 방법에서 힌트를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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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든 떡의 또 다른 특징은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방부제를 넣지 않아 아기를 키우는 20~30대 주부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최근 쌀눈을 섞어 만든 '쌀눈 애기떡'도 새로 내놓았다. 이 떡은 이번 크라우드 펀딩에서 최고 인기 메뉴로 등극했다.

"3년간 떡을 거의 못 팔고 연구만 했죠. 자금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부모님이 크라우드 펀딩 방법을 귀띔해주셨어요. 목표액은 100만 원이었는데 10배가 넘게 모였습니다. 떡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제 열정에 반해 투자해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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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다 보니 기회가 찾아왔다. 국내 온·오프라인 유기농 업체 두 곳에서 납품 의뢰를 받았다. 지마켓, 옥션 등 국내 쇼핑물에도 조만간 떡을 팔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자신의 떡을 들고 찾아가 이곳저곳 입점을 요청했었는데 이제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홍 씨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부모님 치킨집의 '셋방살이'에서 벗어나 독립 가게를 얻고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메뉴도 다양화할 생각이다. 흑마늘떡, 석류떡 등 새 제품 아이디어를 이미 머릿속에 쟁여놓았다고 했다. 가게 문을 열고 하나씩 만들어낼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 안 간 대신 너는 뭘 얻었느냐'고 물어봐요.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 시간 동안 떡볶이로 경쟁력을 갖췄다'고요. 앞으로 더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학교에 진학할 겁니다. 지금은 전혀 불안하지 않습니다. 저는 경쟁력이 있으니까요."
수원=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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