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동반 순매도 중인 가운데서도 ‘사자’ 주문을 쏟아내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주춤한 상태지만 큰손들이 선별한 ‘쌍끌이 종목’은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4758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규모도 1585억원이었다.
동부하이텍·우리은행·카카오, 주식 파는 외국인·기관…그래도 이 종목은 샀다
이런 와중에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공통으로 이름을 올린 종목은 중형주(시가총액 183위)인 동부하이텍이다.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 5위(343억원), 기관 선호도는 3위(500억원)를 차지했다.

동부하이텍은 전력관리반도체, 카메라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회사다. 반도체산업이 호황을 맞은 가운데 동부하이텍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55배로 삼성전자(15.36배) SK하이닉스(12.27배)보다 낮고, 지배구조나 인수합병(M&A) 관련 불확실성은 작다는 점이 매력이라는 평가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2103억원. 지난해 대비 22.0%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비메모리 분야의 다품종 소량 수요가 증가할수록 파운드리 업체의 수혜 폭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종 내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크다고 평가받는 우리은행도 공통 순매수 상위(기관 8위, 외국인 14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은행 주가는 올 들어 9.41%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는 종목은 시가총액 2위인 카카오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1155억원, 기관은 1001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카카오를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려놨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저평가 여부보다 성장성에 방점을 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PER은 101.6배(동일 업종 평균 41.5배)에 달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러스친구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톡의 광고사업 확대, 올 6월 카카오뱅크 출범과 카카오페이 분사 및 알리페이와의 제휴 등 핀테크사업에 대한 성장 기대가 크다”고 분석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